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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DNA' 이호재, 고교 무대에 새로운 폭격기가 날아오르다
'스타 DNA' 이호재, 고교 무대에 새로운 폭격기가 날아오르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3.16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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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 現 인천 Utd 감독 아들 … "1~2학년 때 경기 출전 못 해 많이 힘들었다"

최근 고교 축구에서 가장 핫(Hot)한 공격수를 딱 한 명 만 꼽으라면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이견이 있을 수는 있으나 아마 열에 여섯은 이 선수를 꼽지 않을까 싶다.  인천 대건 고등학교의 9번 이호재(189cm, 79kg, 3학년) 가 그 주인공이다.

이호재는 1, 2학년 때는 무명이었지만 3학년 들어 그 가능성을 한꺼번에 폭발시키고 있다. 지난 달 대한축구협회장배 8강 중동고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4경기 연속 골을 작렬시키며 대회 득점왕(8골)에 올랐다. 우승후보 오산고와의 K리그 주니어 개막전에서는 최전방을 휘젓고 다니며 팀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 했다.  

 

K리그 주니어 개막전 현장에서 만난 인천대건고 이호재

 

이호재가 주목을 받는 것은 단지 그가 뛰어난 실력을 갖췄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前 국가대표 선수이자 現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인 이기형씨의 아들이다. 이기형 감독은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 이끌던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대표팀의 핵심멤버로서 윤정환, 최용수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대표 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수원에 입단해서 주전으로 맹활약하며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특히 수비수이면서도 최고의 슈팅력을 지니고 있었던 '캐논슈터'로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호재 또한 아버지의 능력을 이어받아서 강한 슈팅력을 지니고 있다. 이날 대건고가 얻어낸 2번째 골은 무려 30여 미터 지점에서 날린 이호재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만들어낸 골이나 진배없었다. 189cm의 탈고교급 신장에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강력한 슈팅력과 저돌적인 돌파력까지 지니고 있으니 주목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유명인 아버지를 둔 덕택에 남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도 많이 겪어야 했다. 누구는 배부른 투정이라고 이야기할지 모르나 그것은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아픔이었다. 

이제야 조금씩 이기형의 아들이라는 칭호에서 벗어나 이호재라는 이름으로 오롯이 우뚝 서고 있는 대건고의 스트라이커를 오산고와의 개막전이 끝난 직후 스탠드에서 직접 만나보았다.

 

이하 일문일답

 

▼ 마지막에 동점을 허용했다. 아쉽지 않았나.

우리가 전체적으로 경기를 잘 했는데 마지막은 파울이 아닌 것 같은데 파울이라고 판정이 되어서 너무 아쉽다. 하지만 판정 또한 축구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긍해야할 것 같다. 다음경기 때 더 독을 품고 경기를 할 것이다.

 

▼ 오늘 경기 아쉬운 점과 잘된 점

오늘 경기에서는 볼을 많이 받지를 못했다. 점유율이 많이 밀려서 그런지 고립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공중볼에서도 개인적으로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수비하고 있을 때 볼이 오면 살짝 거머쥐다가 앞으로 나가는 선수들에게 찔러 주던가 아니면 내가 바로 돌아서서 드리블 후 중거리 슛을 많이 때리는 스타일이다.

 

▼ 올해 들어서 유난히 득점 감각이 좋은 이유가 무엇인가.

운도 어느 정도 따르고 있는 것 같고, 그동안 훈련을 했던 것이 저번 대회부터 보답을 받는 것 같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지난 대회 득점왕으로 보답을 받은 것 같아서 너무 좋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른쪽 수비수 이기형 전 국가대표 선수(출처 : 대한축구협회)

 

▼ 이호재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이기형 감독이 나온다. 부담스럽지 않나.

솔직히 부담스럽다. 아버지가 이런 부담을 덜어주시기 위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신다. 특히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부담 갖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라”라고 이야기하신다. 그래서 최근에는 부담이 많이 줄었다.

 

▼아버지가 경기에 대한 조언은 안 해주시나.

집에 갈 때마다 조언을 해주신다. 일단 내가 키가 크다보니 발기술을 좀 더 보완해야한다고 말씀하신다. 또한, 내가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볼을 컨트롤하는 연습과 드리블을 하는 연습을 좀 더 해서 다른 장신 공격수들보다 발밑이 더 좋아야 한다고 조언을 하신다. 마지막으로 내 포지션 특성상 절대 공중경합은 져서는 안 된다고도 조언해주셨다.

 

▼아버지는 현역시절 ‘캐논슈터’로 유명했다. 본인도 이런 점을 이어받았나.

나 또한 아버지의 이런 골격 혹은 각력을 이어받은 것 같다. 나도 중거리 슛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이런저런 여러 가지 기술을 전수받은 면도 큰 것 같다.

 

▼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

맨체스터 Utd의 루카쿠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공중과 앞 선에서 힘 있게 싸워주는 모습이 좋아서다. 한국 선수로서는 김신욱 선수이다.

 

▼ 나 이호재는 이거 하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할 만한 장점

나는 골 결정력이 좋고, 슈팅이 강한 편이다. 스피드도 골 결정력이나 슈팅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과거보다 많이 올라온 것이 느껴진다. 

 

오산고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한 동료와 함께 기뻐하고 있는 이호재

 

▼ 올해 대건고등학교 전력이 어떤 것 같은가.

내가 보기에도 우리의 전력이 좋다. 3학년들이 많다 보니까 다른 프로산하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 라이벌은 매탄이라고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 작년에 아쉽게 이기지는 못했는데 올해는 준비 잘해서 꼭 이겨보고 싶다.

 

▼ 프로를 희망하는가.

나의 목표는 프로다. 솔직히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어서 부담스럽기는 한데 그래도 내 목표를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아버지에게 본인의 활약으로 우승컵을 안겨드릴 자신이 있냐고 묻자 배시시 웃으면서 아직 실력이 안되지만 그러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 팀 연습 이외에 따로 하는 연습은

웨이트를 1주일에 2번 정도는 한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슈팅훈련을 계속하고 볼 컨트롤 연습도 많이 하는 편이다. 나는 오른발잡이인데 슈팅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 1~2학년 때 기량이 많이 안 올라와서 힘들지 않았나.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고 기회는 언제든지 오니까 참고 기다리자고 생각을 했다. 사실 숙명인 것 같다. 아버지가 스타 선수였고, 현재 감독님인데 내 실력이 그만큼이 안 되니까 많이 괴로웠다. 하지만 아버지가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더 잘해서 이기형의 이름이 아닌 이호재라는 이름으로 주목받아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하셨다. 

 

경기 후반 전 교체된 직후 휴식을 취하는 이호재

 

▼ 올해 이호재 선수가 꼭 우승을 해 놓고 나가야 한다. 어떤 대회가 가장 탐이 나는가.

올해는 우리 팀의 전력이 정말 좋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모든 프로 산하 팀이 다 나오는 챔피언십이 가장 탐이 난다.

 

▼ 공격수는 최근 해외 진출을 많이 한다. 본인은 해외 진출 욕심이 없나.

일단 먼저 그것보다는 내 실력이 우선이다. 내 실력만 되면 스카우터들이 와서 알아서 뽑힐 거라고 주변에서 조언해주신다. 그래서 그런 것 신경 쓰지 않고 지금은 무조건 내 실력을 늘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 대건고의 가장 큰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공격력을 갖춘 팀인 것 같다. 앞에 서 있는 천성훈과 나 같은 경우는 신장도 있고 피지컬이 좋다. 박형빈 같은 선수는 스피드도 좋고 현란한 발밑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런 조합을 잘하면 충분히 강력한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 개인적으로 본인의 포지션에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는가.

포항 U-18에 있는 김찬이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타깃형도 되고 스피드도 빠르고 발 기술도 좋다.

 

▼ 축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

1~2학년 때 거의 경기를 못 뛰어서 그 시간이 전부 힘들었다. 제일 기뻤던 경기는 지난 대한축구협회장기 8강 중동고와의 경기다(이날 이호재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존경하는 아버지를 넘어 본인의 이름으로 우뚝서고 싶다는 이호재 선수

 

▼ 올해의 목표가 무엇인가.

일단 팀을 우승시키는 것이 목표다. 남은 대회에서 3번 정도는 우승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리그에서 득점왕을 하고 싶다. 챔피언십, K리그 주니어 전기 리그, 그리고 인천지역 협회장기 대회에서 우승하고 전국체전까지 한번 노려보고 싶다.

 

▼아버님이 이 신문을 보실 것이다. 아버님께 지면을 빌어서 한마디 해달라.

항상 힘들 때마다 조언해주시고 위로해주시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셔서 너무 고맙다. 나는 당연히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할 것이다. 무엇보다 아버지가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팀을 맡고 계시는데 맡고 계신 팀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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