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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ain of Captain … 춘계 MVP 김태환이 걸어가는 최고의 길!~
Captain of Captain … 춘계 MVP 김태환이 걸어가는 최고의 길!~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3.23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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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18세 대표를 지낸 고교 최고의 풀백 … “먼 훗날 유소년 축구에 내가 받은 것 돌려주고 싶어”

주장을 맡고 있는 선수들을 만나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팀을 위해서 희생할 줄 안다는 것, 긍정적이라는 것, 침착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생각이 깊다는 것이다. 매탄고의 김태환(180cm, 73kg, 3학년)도 마찬가지다. 

 

수원삼성 블루윙즈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매탄고 김태환 선수

 

작년 후반기부터 주장완장을 차고 경기를 뛰기 시작한 그는 2018년부터는 정식 주장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슈퍼스타가 많은 매탄고 자체 내에서도 주장이고 16세 유스 대표팀 내에서도 주장이었으니 말 그대로 주장 오브 주장(Captain of Captain)인 셈이다.

어제 연습 경기에서 20분정도만 뛰고 가볍게 3대 0으로 이겼다고 웃으며 인터뷰에 응하는 김태환. 그는 춘계대회 MVP다. 그에게 MVP의 소감을 묻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는 이번 대회 2골을 넣었다. 하지만 2골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풀백부터 센터포워드까지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는 점이다. 수비수가 최전방에 들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혹시 포워드로 전향할 생각이냐고 물어보니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이내 “재미있었다”라고 웃으면서 원래 공격에는 자신이 있어서 크게 부담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춘계대회 MVP를 수상한 김태환(출처 : 수원삼성)

 

김태환이 보는 매탄고의 가장 큰 강점은 선수들의 출중한 개인기과 두터운 선수층이다. 개인기가 출중한 탓에 결승전에서 한명이 퇴장 당했을 때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단다. 그랬기에 더 확신을 가지고 후반전에 반전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다독거릴 수 있었다고 그 긴박했던 순간을 회고한다.

주장인 그에게 밖에 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워낙 우수한 선수들, 특히 골 욕심이 많은 선수들이 모여 있다 보니 불협화음이 발생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도 일정 부분 그런 면이 있다고 쿨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화를 내기보다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를 해주면 다들 말을 잘 듣는다는 대답으로 가볍게 민감한 질문을 피해간다. 그는 다정다감한 스타일의 주장은 아닌 듯 했다. 특히 같은 학년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를 많이 한다고 한다.

신곡초 - 매탄중을 나온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풀백이었다. 작년부터 매탄고의 당당한 주전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김태환은 후반기 왕중왕 전에서도 전 경기 풀타임 활약하며 우승에 일조했고 챔피언십 U-17세에서도 우승했다.  

16세 유스대표는 물론 U-18 대표팀 소집 훈련 명단에 한 살 많은 형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피지컬이 좋고 스트라이커를 볼 정도로 오버래핑 능력도 탁월하다. 무엇보다 리더십이 강하고 파이팅도 좋다. 주승진 감독이 그를 주장으로 선임한 이유다. 고교 무대에서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전문 대형 풀백인 셈이다. 

 

매탄고의 주장 김태환(출처 : 수원삼성)

 

아무리 봐도 그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보였다. 풀백은 본인의 공격본능을 발휘하지 못해서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그 또한 본인의 그런 성향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한국에는 없었던 창의적인 풀백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굳이 따지자면 레알 마드리드의 마르셀루 같은 스타일이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 또한 마르셀루와 베일이다.

그는 1대1에 가장 자신이 있다고 한다. 공·수 모두 절대 지지 않는다고 자신을 피력한다. 또한 훌륭한 풀백의 조건을 상대 유럽의 윙포워드를 막아낼 수 있는 강한 피지컬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피지컬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밀린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단다. 가끔씩 흥분할 때가 있는데 그 흥분이 경기를 망치지 않도록 많이 자제하고 있다는 말도 덧 붙였다.

매탄고는 센터백 두 명이 모두 2학년이다 보니 풀백인 김태환이 진두지휘를 한다. 매탄고의 수비라인은 피지컬이 월등해서 상대를 제압하기보다는 서로의 호흡과 소통을 통해서 상대를 막는다. 라인컨트롤을 철저히 지켜가면서 상대의 공격을 봉쇄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리더 김태환의 역할이 중요하다.

 

추운 날씨 속 훈련 중인 김태환

 

그에게 매탄고는 어떤 시스템이 좋은지 물어보았다. 그의 대답은 '소통의 원활함'이었다. 코치진이 자유를 많이 주고 무엇보다 의견을 많이 들어준다고 한다. 다른 팀 감독들에 비해 선수들을 이해하려는 모습이 참 좋다고 한다. 

그에게는 동생이 한명 있다. 동생도 올해 매탄고에 입학을 했다. 김태현(183cm, 73kg, 1학년)이다. 형제가 모두 매탄에 있으니 참으로 대단한 DNA가 아닐 수 없었다. 아버지는 골프 프로 선수라고 한다. 역시 형제가 모두 아버지의 운동 유전자를 물려받은 모양이다. 아버지가 운동선수인 탓에 먹을 것, 부상방지, 마사지 등을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고 한다. 


 

풀백이면서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춘계대회

 

동생 또한 수비수였다. 센터백이 포지션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안주하지 말고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던지는 형 김태환. 그는 수원삼성에서 동생과 함께 센터백·풀백으로 동시에 경기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매탄고에서도 한 게임이라도 그렇게 해보고 졸업해보고 싶지만 1학년과 3학년이 함께 출전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에게 고교시절 가장 인상 깊었던 게임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러자 작년 가시와 레이솔을 격파하고 우승을 이끌었던 작년 U-17 챔피언십을 꼽았다. 2학년들끼리 똘똘 뭉쳐 챔피언십을 준비했는데 그때 우승을 해서 너무 좋았다고 한다. 

올해는 한술 더 떠서 전관왕이 목표다. K리그 주니어와 왕중왕전, 그리고 챔피언십까지 싹 쓸어버리고 싶단다. 그의 우승 욕심이 끝이 없어보였다. 그렇게 우승을 많이 했으면서 아직도 배가 고파보였다. 오산고와 인천 대건고가 라이벌이라고 그는 말하지만 형식적인 답변으로 느껴졌다.

 

R리그에 출전한 김태환(출처 : 수원 삼성)

 

목표가 너무 버겁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그는 항상 최고여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가는 것을 즐거워했다.  스스로에게 늘 자극이 되고 그것이 자신에게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우승은 김태환에게 있어서 자존심이다. 우승을 못하면 잘하는 팀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에서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는 하등 쓸데 없어보였다. 역시 이런 멘탈을 지니고 있는 자만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수원 삼성에 입단한 후 이영표 이후 대가 끊긴 해외진출을 해보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선배 권창훈이 매탄고 - 수원 삼성을 거쳐 프랑스리그 디종에 입성했으니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인상적인 한마디를 던졌다. 자신이 해외진출을 할 수 있을 정도 레벨의 선수가 되면 유소년 축구 선수들을 위한 봉사하고 싶단다. 그것이 금전적인 부분이던 아니면 재능기부의 형식이던 유소년 선수들을 위해서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수원 삼성의 수비를 책임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김태환

 

일개 고교생으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런 멋진 팀에서 많은 지원을 받아서 이정도 까지 스스로가 성장했기 때문에 나도 유소년 선수들에게 내가 받은 혜택을 베풀어 주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화려한 선수보다는 항상 열심히 하고 투지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김태환.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순박하고 겸손한 멘트로 무장한 그였지만 그의 멘트 하나하나에서 매탄의 캡틴, 아니 대한민국 고교 축구의 Captain of Captain의 중후한 품격이 느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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