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축구는 빌드업에 능한 센터백 자원이 대세다.
그만큼 앞 선에서의 압박이 강력하기 때문에 정확한 킥 력과 넓은 시야를 갖지 않으면 센터백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힘들다. 따라서 빌드업을 통해 빠르게 볼을 뿌려주는 패싱력과 영리한 두뇌를 갖춘 선수들의 가치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주성(188cm, CB, 3학년)은 센터 백으로서 갖춰야할 자질을 고루 갖춘 선수다. 188cm의 큰 키에 빼어난 제공권 장악능력과 안정된 커버플레이는 물론 어린 나이에도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플레이의 완숙미가 흘러넘친다. 팀의 주장으로서 수비라인을 통솔함은 물론 상대 장신 스트라이커와 붙어도 절대 밀리지 않는 터프함까지 갖췄다.
그는 한가지의 장점이 더 있다. 희소성이다. 그는 왼발잡이다. 왼발잡이 센터백은 흔하지 않다. 무엇보다 그는 소위 말하는 멘탈이 강하다. 수비수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비난을 감수해야한다는 법칙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강력한 멘 탈이 필수라고 강조하며 어떤 순간에도 항상 상대를 압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하는 수비수 김주성. 오산고 수비의 핵인 그를 오산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직접 만나보았다.
Q) 지난 달 벌어졌던 문체부장관기 3위 했다. 주장으로서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A) 감독님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목표는 우승이었는데 보인고와의 경기에 패해서 너무 분위기가 안 좋았다. 그나마 최근 K리그 주니어 경기에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서 다행이다(웃음).
Q) 보인고와의 준결승 때 명 감독님이 가장 많이 강조한 전략이 무엇이었나.
A) 압박이다. 상대방이 공을 잡지 못하도록 강하게 프레싱을 하는 것을 가장 많이 강조하셨고 수비에서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백패스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 우리 팀은 원래 빌드업을 하면서 나가는 것을 선호하는데 그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2선을 생략하고 1선으로 바로 놓고 가서 플레이를 하라고 강조하셨다.
Q) 주장으로서 본 올 시즌 오산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A) 선수들이 다른 팀에 비해서 많이 뛴다고 생각한다. 수비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라인이 높아서 공격과 수비라인 간격을 좁혀서 상대 공격수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다만 뒷 공간이 한 번에 뚫리는 위험성이 있기는 하다. 개막전 대건 전에 2번째 골 실점 장면이 그런 장면이다.
Q) 본인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축구를 시작한 계기가 어떻게 되나.
A) 초등학교 2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일단은 재미로 삼아서 초등학교 팀에 가서 했는데 어머니가 한번 해보라고 권유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Q) 센터백을 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
A) 중학교 2학년 전까지 미드필더를 봤었다. 당시에는 경기를 많이 뛰지를 못했는데, 키가 많이 크면서 감독님이 센터백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하셔서 센터백을 하게 되었다. 이 신장이 중학교 2~3학년 때 큰 신장이다.
Q) 스스로가 생각할 때 나는 이것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장점.
A) 빌드업 능력이 남들보다 좋은 것 같다. 나는 원래 왼발잡이인데 우리 팀에서는 오른쪽에 선다. 팀의 센터백이 둘 다 왼발잡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묻히기는 하는데 그래도 빌드 업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점은 힘이다. 웨이트를 좀 더 보완해야한다.
Q) 왜 본인이 주장이 된 것 같나.
A) 우리 팀은 감독님이 지명을 해주신 것이 아니다. 선수단 내에서 투표를 해서 내가 주장으로 뽑힌 것이다. 내가 봐도 나는 착한 것 같다. 그러니까 좋아하는거 아닌가(웃음).
Q) 인상만 보면 터프해 보인다. 실제로도 그러한가.
A) 경기에서는 그러려고 많이 노력 한다. 내가 상대 수비수를 압도 해 야하기 때문이다.
Q) 좋은 수비수가 갖춰야 하는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수비수에게 수비력은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서 현대축구에서는 빌드업 능력과 좋은 피지컬은 반드시 갖춰줘야 한다고 본다.
Q) 한국에서 좋은 수비수들이 안 나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A) 나도 대표 팀 경기도 보고 프로팀 경기도 많이 보는데 수비수는 참 힘든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번 잘못하면 바로 실점으로 연결되고 아무리 잘하다가도 한번 못하면 수많은 지탄으로 연결이 되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위축이 많이 되기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수비수는 멘탈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Q) 오산고 자체가 인원이 별로 없어서 체력적인 부담이 엄청 날 것 같다(오산고의 총원은 30명이다).
A) 문체부장관기가 전국대회 중에 가장 늦었고 거기에 주말리그도 뛰어야하고 베트남 국제대회도 참석하는 등 체력적인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우리는 휴가도 거의 못 받았다.
Q) 오산고도 매탄 쪽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강한가.
A) 아무래도 프로팀이 서울과 수원이다 보니 우리도 그런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절대지지 않으려고 한다. 친한 선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매탄고의 김태환이랑 친하다. 대표 팀에서도 자주 만난다.
Q) 오산고만의 특별한 시스템이나 문화를 소개해 달라.
A) 감독님이 바뀌시면서 훈련할 때도 그렇고 시스템도 그렇고 선수들이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어주시는 부분이 많이 생긴 것 같다.
Q) 본인의 인생 게임은 어떤 게임인가.
A) 작년 챔피언십이다. 야간경기다보니까 형들하고 하는데도 안 밀리고 자신감 있게 경기했었던 것 같다. 당시는 17세가 아닌 18세 경기 뛰었다. 작년에 챔피언십 성적은 아쉽기는 했지만(8강)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남는다.
Q) 축구를 하면서 힘들었던 때가 언제인가.
A) 나는 내 플레이가 안 나올 때가 가장 힘들다. 요즘이 그렇다. 내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는 항상 왼쪽 센터백을 맡아왔다. 그런데 나는 팀의 주장이고 어느 정도 희생을 해야하다보니 박재환 선수에게 넘겨주고 나는 오른쪽에 서고 있는데 왼발잡이가 오른쪽에 있으니까 너무 힘들다. 빌드업 하는 과정도 불편하고 플레이도 뭔가 어색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Q)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A) 안되더라도 계속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도를 계속 해봐야 할 것 같다.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계속 도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지 그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Q) 본인은 어떤 선수가 가장 막기 힘든가.
A) 나는 발밑이 좋은 선수보다 저돌적인 선수가 힘들다. 힘 있게 돌아서서 전방에서 치고 들어오는 선수가 있다. 그런 선수가 막기 힘들다. 대표적인 선수가 김찬 선수다.
Q) 오산고가 아직 전국대회 우승이 없다.
A)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큰 것 같다. 중학교 때와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최근 들어서 프로 산하를 만날 때 일반 학교 팀들의 정신력이 워낙 강하다. 고교생이 되면 기량은 어느 정도 비슷해 지다보니 정신력 싸움이 가장 큰 것 같다.
Q) 올해는 우승할 자신 있나
A) 자신 있다. 졸업하기 전 반드시 우승을 하고 싶다. 꼭 한 대회만 고른다면 나는 왕중왕전을 우승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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