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U-18 ‘붉은 군단’ 오산고, 그들이 선보일 한국형 티키타카의 진수
FC서울 U-18 ‘붉은 군단’ 오산고, 그들이 선보일 한국형 티키타카의 진수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4.0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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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영 감독·김진규 코치 선임 … 짧은 패스·현란한 개인기 색깔 입힌 한국형 티키타카로 정상 도전

오산고의 축구 색깔은 그들의 유니폼 색깔만큼 강렬하다.

보는 눈이 즐겁고 재미있다. 이것이 오산고의 축구구나 싶을 만큼 특징이 뚜렷하다. 일단 축구 자체가 화려하고 빠르다. 신장은 그리 크지 않지만, 선수들끼리 주고받은 좁은 공간에서의 빠른 패스, 드리블, 현란한 개인기 등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다. 굳이 음식으로 따지자면 뷔페 같은 축구를 구사한다. 

그래서일까. 한국형 티키타카로 무장한 유소년 축구계의 라로하 군단(붉은 군단) 서울 오산고의 탐방기는 꽤 강렬했고 흥미로웠다.

 

1. 오산고의 훈련 철학 - ‘자유롭고 즐겁고 창의적이게’

 

오산고에서 방과 후 김진규 코치와 즐겁게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

 

오산고의 훈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유롭고 즐겁게’ 라고 정의할 수 있을 듯하다.

선수들이 한데 모여서 내기를 한다. 골키퍼는 김진규 코치다. 코너에서 올라온 센터링을 두 명의 선수가 바닥에 공이 닿지 않는 논스톱 투 터치를 통해서 골을 넣는 훈련을 하고 있다. 골이 들어가게 되면 전국대회 결승전인 것 마냥 세레머니를 하며 그라운드에 나뒹군다. 훈련이 아니라 흡사 수학여행에 온 기분이다.

훈련장 분위기도 좋다. 오산고에 새로 합류한 김진규 코치는 “수비가 제일 문제야~ 수비가 … 축구도 더럽게 못하는 것들이 왜 카메라를 신경 써” 라면서 핀잔을 주자 김주성은 “월드컵 수비수에게 훈련 받아도 별것 없던 데요”라고 웃으며 맞받아친다.

명진영 감독은 그라운드 한가운데에 서서 지긋이 선수들을 지켜본다. 

훈련은 코치들이 시키고 명 감독은 큰 틀만 잡아준다. 말 그대로 분업화된 시스템을 갖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2. 오산고, 새로운 옷을 입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다

 

새로운 레전드 사단 - 명진영 감독과 김진규 코치의 새로운 오산고

 

오산고의 2018시즌의 화두는 변화다. 일단 사령탑부터 바뀌었다. 지난 12월 명진영 감독이 새로이 지휘봉을 잡았다. 명진영 감독은 인천 Utd 산하인 대건고(2007년)와 광성중(2010년) 초대 감독으로 재직하며 프로구단 유스팀의 기틀을 다지기도 했다. 작년에는 FC안양 수석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이어가다가 다시금 유소년 축구계로 돌아왔다. 

여기에 김진규 코치가 새로 합류했다. 서울 오산고(U-18) 신임 코치로 선임된 김진규 코치는 FC서울은 물론 K리그를 대표하던 수비수였다. 2003년 프로무대에 데뷔하고 2007년 FC서울로 이적해 팀과 인연을 맺은 김 코치는 현역시절 총 8시즌 동안 220경기(K리그 통산)에 출전 13득점 7도움을 기록했다.

FC서울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하며 2번의 리그 우승(2010, 2012)과 1번의 FA컵 우승(2015), 1번의 리그 컵 우승(2010)을 함께 했다. 이번에 친정 팀이나 다름없는 FC 서울에서 지도자로서의 첫 발걸음을 띄게 되었다.

오산고의 2018년 첫 시작은 아쉬움 반, 기쁨 반이었다. 지난 달 벌어진 문체부장관기에서 3위를 차지한 것이다. 2015년 K리그 U-18 챔피언십과 2017년 백운기, 후반기 왕중왕전 모두 3위에 만족했던 오산고는 결승 길목에서 또 다시 보인고를 넘지 못했다. 보인고 역시 공-수에서 흠잡을 데 없는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지만 2018년 최강 전력이라고 평가받는 오산고였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은 다듬어지지않은 수비조직력

 

하지만 명 감독이 팀을 맡은 지 채 3개월이 되지 않았다는 점과 팀의 주전 골키퍼이자 부주장인 백종범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을 고려하면 그리 나쁜 결과는 아니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조금만 더 조직력이 올라오면 오산고는 상위권에 속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K리그 주니어에서도 증명이 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장배 준우승에 빛나는 대건고와 2대2 무승부를 기록했고, 문체부장관기 우승팀인 제주 U-18에 2대 0의 승리를 기록했다. 베트남 국제대회에서도 3승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아직 2%가 부족할 뿐 전력 자체는 탄탄하다.

 

3. ‘붉은 군단’ 오산고의 2018년 전력 살펴보기

 

유소년 축구의 붉은군단 FC 서울 U-18 오산고 선수단

 

오산고의 포메이션은 거의 4-2-3-1을 기본으로 한다. 가끔 4-4-2로 변형을 주기도 하지만 기본 포메이션은 4-2-3-1이다. 오산고의 경기를 살펴보면 뚜렷이 나타나는 특징은 높은 점유율과 압도적인 슈팅 숫자이다. 오산고는 대건고와의 개막전에서 점유율 68.2%, 제주와의 경기에서는 6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슈팅 숫자는 대건고 전에서는 20-5, 제주와의 경기에서는 20-6을 기록할 정도였다. 압박라인이 높은 탓에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길게 이어지는 역습에 취약한 약점이 있지만, 상대를 가둬놓고 쉴 새 없이 두드리는 오산고만의 스타일은 확고하다. 

 

오산고의 2학년생 수문장 진선준

 

현재 팀의 수문장은 진선준(21번, GK, 2학년)이 맡고 있다. 백종범의 부상공백을 잘 메운 진선준은 빠른 순발력과 좋은 판단력으로 백종범이 졸업한 이후 오산고의 골문을 지킬 유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수비는 센터 백인 김주성(6번, CB, 3학년)과 박재환(20번, CB, 3학년)을 필두로 한 포백이 기본이 된다. 김주성은 주장으로서 팀 내에서 가장 좋은 피지컬을 지니고 있다. 상대 주 공격수를 상대하며 상당히 적극적이고 터프한 수비를 펼치는 선수다.

박재환은 왼쪽에서 김주성과 함께 상대 공격의 예봉을 봉쇄한다. 김주성과 박재환 두 명 모두 좋은 피지컬을 지니고 있다는 것과 왼발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오산고의 포백라인 - 강민기, 김주성, 박재환, 전우람

 

양쪽 풀백은 전우람(11번, SB, 3학년)과 강민기(13번, SB, 2학년)가 맡고 있다. 전우람은 대건고와의 개막전 경기에서 정한민의 머리를 정확하게 겨냥하는 택배 크로스, 제주와의 경기에서 결승 골을 기록 할 정도로 뛰어난 오버래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팀 내에서 코너킥 등을 전담해 찰 정도로 훌륭한 크로스 능력 또한 보유하고 있다.  

강민기는 인천 제주와의 경기에서 무려 6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할 정도로 수비 진영에서의 침착함과 발재간이 돋보이는 풀백이다. 베트남 U-19 대표팀과의 경기에서는 동점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앙에서 전체적으로 게임을 조율하는 더블 볼란치는 박건준(8번, MF, 3학년)과 김성민(4번, MF, 2학년)이 선다. 박건준은 팀 내 패스 축구의 기본 축을 이룬다. 지난 제주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무려 66번의 패스를 성공시키고 골까지 넣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안양공고와의 K리그 주니어 3차전 경기에서도 멋진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미드필더로서 공격력이 훌륭하며 상대와의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는 터프하고 저돌적인 면도 지니고 있다.

 

오산고의 미드필더 라인 - 박건준, 이인규, 김성민

 

윙포워드로는 권성윤(14번, F, 3학년), 오민규(18번, F, 2학년)이 맡고 있으며 새도 스트라이커는 이인규(10번, F, 3학년)가 선다. 골 결정력이 좋은 2학년 정한민(19번, F, 2학년)이 센터포워드다.

정한민은 문체부장관기에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대건고와의 개막전에서도 팀의 두 골에 모두 관여할 정도의 탁월한 골 결정력을 자랑한다. 베트남국제대회에서는 대만 촌부리 전에서 2골을 득점한 바 있다. 헤더와 침투능력 모두 위협적이다. 

윙포워드 권성윤도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측면을 현란한 드리블로 교란하며 상당한 활동량을 기록하는 선수다. 베트남 국제대회에서 일본 미토 홀리호크전에서는 2골을 기록하는 등 총 3득점으로 베트남대회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오산고의 공격라인 오민규, 정한민, 권성윤

 

이인규는 키 패스와 슈팅에 전방위 적으로 가세하며 공격진을 이끈다. 대건고와의 개막전에서는 후반 45분 극적인 페널티킥 득점을 성공시켰고 제주와의 경기에서는 팀 내 최다인 5개의 슈팅과 4개의 키 패스를 기록했다. 베트남 국제대회 개막전 HAGL과의 경기에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박재환의 헤딩패스를 받아 멋진 역전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산고는 창단 이래 아직 전국대회 우승이 없다. 중등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산하 U-15 오산중을 생각하면 다소 의아한 일이다. 

하지만 명감독은 단호하다. 절대 성적을 위해서 육성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과정을 무시하지 않을 때 따라오는 결과야말로 진짜 결과라고 단호히 말하는 명진영 감독. 명 감독이 이끄는 붉은 군단 오산고의 도약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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