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26 16:07 (금)
배성일 감독의 뚝심, 충암중을 서울시 최강으로 만들다
배성일 감독의 뚝심, 충암중을 서울시 최강으로 만들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5.04 23: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암에서만 20여년 지도자 생활 잔뼈 … 최근 3년간 5번 우승 이끌어

충암중을 들어서자마자 이상한 점이 한 가지 있었다.

학부모들이 단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야구에서는 흔하지 않은 광경이다. 곧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배성일 감독이 훈련 현장에 학부모들의 출입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최근 충암중은 학교의 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그럼에도 배성일 감독은 오직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바랬다. 학부모님들이 훈련장에 있을 경우 선수들이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특히 학부모들이 오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는 눈치를 보거나 주눅이 들 수 있기에 더욱 그랬다. 그래서 일체의 학부모 출입을 금지시키고 선수들에게 오직 훈련에만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마음 가짐’을 강조했다. 야구를 즐기는 마음과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그것이다.  그는 늘 선수들에게 “즐기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 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또한 학생들은 프로선수들의 안좋은 모습을 배울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파이팅과 진지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플레이를 할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하라는 것도 그래서다. 공을 밟고 있는 선수에게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야구 선수가 공을 짓밟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충암중 배성일 감독

 

Q) 배 감독님은 충암중에 언제 부임하셨는가.

A) 1999년에 코치를 시작했다. 그래서 충암 초등학교 코치 – 충암 초등학교 감독 – 충암 중학교 코치를 거쳐서 현재에 이르게 된 것 같다. 대략 20년이 약간 안된 것 같다.

 

Q) 전국소년체전 서울시대표로 뽑힌 소감을 듣고 싶다. 

아이들이 기대이상 잘해준 것 같아서 너무 좋고 우리 팀에 운도 많이 따라줬다. 우리 조에 서울시 중등야구의 8강팀들이 거의 다 몰려있었다. 건대부중, 강남, 휘문 등 전력이 정말 좋은 팀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조 편성부터가 버거웠는데 아이들이 점점 가면서 실력이 느는게 보이더라. 계속 1~2점차 승부를 하면서 아이들이 하면서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고 그 결과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Q) 과거 충암중의 소년체전 성적은 어떤가.

사실 소년체전은 16년만에 처음 나갔다. 소년체전은 정말 어렵다. 서울시는 23개의 학교중에서 딱 1팀이 나가는 것이고 대략 15팀의 실력이 거의 비슷해서 나가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힘들다. 서울시대회 우승과 진배없기 때문이다.

 

Q) 소년체전 선발전 결승 이야기 좀 해 달라.

결승전은 자양중학교와 격돌했는데 예상밖으로 어렵지 않았다.  3-0 1안타 완봉으로 끝났다. 이주형이 4이닝 1안타로 막고 조승환이 3이닝 무안타로 막으면서 깔끔하게 끝냈다.

 

소년체전 서울시 예선 최종 우승

 

Q) 충암중은 총 인원이 몇 명인가.

올해는 45명이다. 보통은 평균 8명 정도가 충암고로 올라가는 편인데 올해는 14명중에 10명 이상이 올라갈 것 같다. 올시즌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Q) 팀의 핵심 선수들 몇 명만 소개 부탁한다.

팀의 에이스인 이주형, 마무리이자 4번타자인 조승환, 유격수 양서준 정도가 팀의 핵심선수이다. 그 밖에 5번 타자인 전재혁이 있는데 그 선수는 팔꿈치 수술로 인해 현재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Q) 이 팀의 팀 컬러가 어떤가.

내가 봤을 때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데, 다른 팀 감독님들이 보기에는 틀이 잘 잡혀있다고 보시더라. 다른 학교 선수들에 비해서 집중력이 좋다. 체격은 큰 편이 아니다. 그런데 기본기는 잘 잡혀 있다. 충암중의 야구 색깔은 작년에는 타력이 좋았다면 올해는 투수력이 좋다. 동계훈련을 착실히 했고 1,2월 달에 연습경기를 30번 정도 했는데 두 번밖에 패하지 않았던 것 같다. 선수들이 엄청나게 실력이 늘기 시작하더라.

 

충암중 선수들의 야간훈련

 

Q) 중학야구는 육성과 성적 사이에서 고심이 많을 것 같다.

고민이 많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의견은 이겨야 아이들의 실력 향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야구를 즐기는 것이다. 중학교부터는 엘리트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중학교까지는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즐기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

 

Q)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많이 맡겨놓는 것을 선호하시는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만약에 번트 하나로 게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면 4번타자도 번트를 대야한다. 내가 느끼기에는 중학생 선수들은 아직 게임을 풀어가는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 중학교까지는 적재적소에 훈수를 둬야한다고 생각한다. 

 

Q) 유망주를 볼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보는가.

야구는 체격이 워낙 중요하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어느정도의 체격이 되어야하고, 그 다음은 본인의 하고자하는 의지다. 아무리 가르치려고 그래도 정신력이 약한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은 가르치기가 너무 힘들다. 뭐 좀 해보려고 하면 아프다고 쉬어버리니 방도가 없다. 

 

불펜피칭을 하고 있는 충암중 투수들

 

Q) 투수는 이미 중학교 때부터 어느 정도 싹이 보이는 것 아닌가.

투수는 무엇보다 신체 사이즈가 중요하다. 그리고 프로에 갈 정도의 선수들이라면 기본적으로 중학교 때 130km/h 이상의 스피드가 나오더라. 그리고 내 경험상 중학교 때 130km 이상을 던지면 무조건 고교에서는 140km 이상을 던지더라. 일례로 두산의 홍상삼이나 변진수가 충암중을 나온 선수들인데 둘 다 중학교 때 135km를 던졌던 선수들이다.

 

Q)감독님께 올해의 중학교 랭킹 1,2,3위 정도의 투수들 소개를 좀 받고 싶다.

올해는 정말 이 선수는 ‘초특급’이다 하는 선수가 보이질 않는다. 작년에는 130키로 이상 던지는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대표적으로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 아들 장재영이라는 선수가 140km 가까이 던졌고 우리 학교의 강효종도 135km를 던졌다. 

물론 올해도 스피드가 어느 정도 나오는 선수들은 있지만 저 공은 못 치겠다 하는 선수가 아직까지는 없다. 오히려 올해 각 팀마다 2학년 왼손들이 다 좋다. 우리 팀 윤영철이 대표적이다. 내년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이 나올 듯 싶다. 우리 팀 이주형 정도 되면 사이드암 중에서는 최고라고 보고 전체 랭킹으로 봐도 열손가락안에는 무조건 들어가는 선수다.

 

Q) 충암중 투수들에게는 변화구를 몇 개 정도 장착을 시키나.

4~5개를 던질 수 있는 선수도 있겠지만 나는 최대는 2개, 왠만하면 1개를 추천한다. 어깨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투수는 일단 포심의 스피드와 제구를 살려야 한다. 현재 충암고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는 1학년 강효종은 작년에 140km 넘어가기 전에는 절대 체인지업을 던지지 말라고 주문했다. 밀어던져야 하는 구종이기때문에 직구스피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투수코치한테 비틀어 던지는 변화구는 절대 던지지 못하게 한다. 그냥 매듭을 이용한 작은 변화만 있으면 된다. 최대한 팔에 무리가 안가는 구종을 선택하게 한다.

 

밤 늦은 시간까지 걸터앉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배성일 감독

 

Q) 20년 가까이 충암중을 이끄셨는데 가장 힘든 부분이 뭔가.

학교가 하도 외진 곳에 있어서 이 관내에 초등학교가 없다. 이 큰 관내에 초등학교 야구가 하나도 없다보니 여기저기서 돌아다니면서 리틀 야구 선수들을 받는 것이다. 선수 스카우트를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Q)그런데 이렇게 성적은 좋은 이유가?

그냥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다(웃음). 우리는 운동하는 분위기가 많이 틀리다. 파이팅이 없으면 야구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목걸이를 차고 선글라스를 차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들은 열심히 소리 지르고 활기차게 즐길 줄 알아야 한다.

 

Q)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를 듣고 싶다.

역시 눈앞에 있는 전국소년체전의 우승이 가장 당면과제다. 지금은 일단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 LG트윈스기 춘계3연패도 욕심이 났지만 두 개의 대회가 워낙 연속적으로 있다보니 춘계대회는 3학년 선수들에게 휴식기를 주고 2학년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는 소년체전과 하반기 전국대회 한 개 정도를 추가로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