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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리포트] 193cm 장신 좌완 투수 - 2차 1라운드 후보 성남고 강민성
[유망주 리포트] 193cm 장신 좌완 투수 - 2차 1라운드 후보 성남고 강민성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0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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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이닝 1.13 최고의 성적, 장신 좌완이라는 희소성 … 구속 및 투구폼 개선이 관건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올 시즌 2차지명에 나오는 선수들 중 가장 희소성이 높은 선수를 꼽는다면?

모르기는 몰라도 성남고등학교의 강민성은 무조건 첫 손가락에 꼽히지 않을까 싶다. 올 시즌 드래프트에 나오는 투수들은  유달리 우완이 많다. 그러나 강민성은 그 중 몇 안되는 좌완투수이면서 가장 좋은 피지컬을 지니고 있는 선수다.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이번 2차지명 드래프트 최대어는 강민성이다. 

 

1. 발목뼈 웃자란 희귀병 극복 -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강민성

 

성남고등학교 강민성(193cm/102kg, 좌투좌타, 3학년)

 

강민성은 도신초등학교-홍은중학교을 나왔다. 2남 1녀 중 막내다. 초중학교 때까지는 야수와 투수를 병행했었고 고교에 올라와서 투수 쪽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 스스로도 중학교 때까지는 평범한 투수였다고 말한다. 중학교 시절 아직 한 번도 우승을 해본 적도 없었다. 고교 올라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년간은 기록이 전무하다. 기록이 없다시피 하다. 그 이유는 발목수술에 의한 재활 때문이었다.

“1~2학년 때는 사실상 재활기간이었습니다. 1학년 때 발목수술을 했었습니다. 희귀병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발목의 뼈가 이상하게 웃자라서 그것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제거해서 큰 통증 없이 운동하고 있습니다”

재활 이후 처음 오른 고교 데뷔 마운드가 2016년 동산고와의 대통령배 결승전이었다. 그러나 1이닝 1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투구를 보인 후 2회부터 손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팀도 우승에 실패했다.  2학년 때에는 거의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성남고 박성균 감독은 “민성이는 2학년 때도 성장이 계속되었다. 부상도 있었던 선수이고 완전히 새로 만들어가는 선수였기 때문에 최대한 공 던지는 것을 자제시키고 재활 및 기초훈련에만 매진하게 했다”라고 밝혔다.

 

2. 서울권역을 소위 ‘씹어먹고’ 있는 최고의 좌완 강민성 

 

서울권 47.1 이닝 방어율 1.13 최고의 성적(사진은 황금사자기 2차전 대전고전)

 

2018년.... 지난 2년간의 인고의 세월을 보상받듯 강민성은 폭풍 활약으로 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 강민성 2018년 성적 >

이닝 : 47 ⅔ 피안타 : 26 홈런 : 1 볼넷 : 13 사구 : 3 탈삼진 : 42 방어율 : 1.13

4승 1패 실점 : 8 자책점 : 6 WHIP : 0.81 피안타율 : 0.160 탈삼진율 : 7.88

 

강민성이 2차 1라운드 후보로 떠오른 것은 단지 피지컬이 훌륭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성적이 무시무시하다. 아무리 스카우트 시장에서 '구속'과 '체격'이 가장 우선시된다해도 이정도 성적으로 이렇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신기할 정도다.

덕수, 충암, 장충, 신일 등 강팀 들이 상당수 모여 있는 서울권역에서 내고 있는 성적이라 더욱 가치가 있다. 당연히 팀 내 최다이닝이고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며, 서울권 전체 투수들 가운데에서도 최상위급 성적이다.  

강민성의 가장 큰 장점은 어마어마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높이’다. 프로야구에서도 이정도 체격의 좌완투수는 흔치않다. 타자의 눈높이는 좌우보다 위아래에 취약하다. 각이 있으면 맞는 포인트가 확연히 줄어들기 때문에 유리할뿐더러 떨어지는 변화구를 사용하기도 좋다. 

 

 

높은 타점을 가지고 있는 왼손 투수의 공은 왼손타자에게 지옥이다. 등 뒤에서 크로스로 공이 들어오는 느낌이기 때문에 몸이 빠져서 제대로 된 타격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슬라이더의 경우 등 뒤에서 바깥쪽으로 멀리 흘러나가기 때문에 더욱 공략하기 힘들다. 최근 왼손타자의 수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강민성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그는 총 4가지 구종을 던지고 있다. 직구 – 체인지업- 슬라이더가 실전에서 쓰는 주무기고 가끔 커브를 섞어 던지는 정도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체인지업은 중학교 때부터 사용했던 구종이라 가장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주로 우타자를 상대할 때 많이 쓴다. 선발 등판 했을 시 포심은 135km/h ~ 141km/h 정도의 스피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고구속은 143km/h 정도다. 커브는 118~120km/h,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약 125km/h 언저리다.  

 

학교에서 불펜피칭 전 몸을 풀고 있는 강민성

 

강민성은 전형적인 선발형 투수다. 실제로 만나봐도 성격자체가 침착하다. 말투도 조용조용하고 표정변화도 심하지 않다. 팀 동료들도 천상 선발투수라고 말할정도다. 흔들림이 없고 기복이 없다. 또한 그는 덩치에 비해 유연하다. “제가 보기보다는 상당히 유연한 편입니다. 유연성만큼은 자신있습니다” 라고 스스로 자랑할 정도다. 

제구력은 이미 성적으로 입증이 되어있다. 고교 성적이 프로에서의 성공을 보증하지는 못하지만 제구력은 보증할 수 있다. 제구가 나쁜 선수가 이정도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47.2이닝동안 13개의 볼넷이라면 상당한 수준이다. 어깨도 싱싱하다.  박성균 감독의 특별관리를 받은만큼 프로에서 어깨때문에 속을 썩힐 일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3. 구속 및 투구매커니즘 개선이 가장 큰 숙제

 

불펜피칭 중 투수코치와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밸런스를 수정하고 있다

 

강민성이 아쉬운 것은 딱 한가지 구속 뿐이다.

강민성이 이런 엄청난 피지컬과 성적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덜 받고 있는 것은 구속 때문이다. 만약 평균 구속이 5km/h만 더 나왔다면 '무조건' 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만큼 그는 서울권 1차지명 대상자였을 것이다. 

그는 선발로 등판했을시 4이닝이 넘어가도 속구 평속이 138km/h정도를 꾸준히 유지하기에 고교기준으로 낮은 구속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엄청난 체격(?)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고교 수준에서는 제구가 좋고 워낙 좋은 각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통할 수 있지만 프로 레벨에서는 힘들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황금사자기 1차전 포철고와의 경기 강민성 구속표

 

강민성 또한 이런 평가를 모를 리 없었다. 실제로 7월 2일 성남고에서 직접 만난 강민성은 불볕더위 속에서도 한창 투구 폼 교정에 엄청난 열을 올리고 있었다. 투구 시에 들어 올리는 오른다리를 펴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구부려서 앞으로 나가기 위한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원래 키킹을 하고 나서 공을 던질때 오른쪽 중심 다리를 안 구부리고 펴서 앞으로 나갔었는데 지금은 다리를 구부리고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치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고쳐나가고 있는데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투구를 할 때 서서 나가는 것보다 다리를 더 구부리고 중심을 모아서 나가면 힘을 더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스피드는 더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조금 더 앞으로 팔꿈치를 끌고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좌측 - 황금사자기 , 우측 - 최근 불펜피칭) 투구폼 변화가 느껴진다.

 

지나치게 테이크백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민성은 “저는 약간 벌어져야 힘을 쓸 수 있는 타입 인 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약간 그런 식으로 투구 폼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좋은 투구매커니즘은 빠른 팔스윙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빠른 팔 스윙을 위해서는 하체의 힘이 골반을 넘어와 코어근육과 팔에 소실 없이 잘 전달 되야 한다. 뭔가 안 좋은 동작이 있으면 힘이 소실되어 구속에도 당연히 영향이 간다.

익명을 요구한 프로 A구단 스카우터는 강민성에 대해 “투구 매커니즘 적인 면에서 고쳐야할 부분들이 많다. 투구 폼을 고친다는 것은 밖에서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결국 프로에 와서 이를 전부 잡아줘야 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지, 어느정도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지의 판단여부가 지명 순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 아쉬운 청소년 대표 선발 … “성남고 우승과 2차 상위라운드 지명이 목표”

 

"성남고 우승과 2차 상위라운드 지명이 목표입니다"

 

강민성은 이번 청소년대표의 강력한 후보였다. 그러나 이교훈, 김기훈 등에 밀려 탈락하고 말았다. 올 시즌 성적만으로 보면 밀릴 이유가 전혀 없는데다 아직까지 한 번도 대표선수가 된 적이 없었기에 아쉬울 법도 했지만 강민성은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됐을 것”이라고 씨익 웃고 넘어간다. 1차 지명 또한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아 전혀 실망하지 않았단다.

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어보았다. “성남고의 우승과 2차 상위라운드에 지명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중에 프로에 가게 되면 “일단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소박한 목표를 덧붙인다.

아직 2차지명 드래프트까지 두 달여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현재까지만 보면 2차 2라운드 이내 지명은 충분하다. 구단 판단 여하에 따라  2차 1라운드 10명안에 들어 갈 가능성도 있다. 피지컬이 훌륭하고 좌완이라는 희소성이 있으며 올 시즌 성적도 매우 빼어나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차분하다.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 멀리보고 그저 우직하게 앞만 보고 걸어갈 뿐이다. 올 시즌 최고의 기록을 내고 있지만 기뻐하지도 만족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서두르지도 않는다.

7월 15일 청룡기 성남고 대회 첫 경기의 선발등판이 유력한 강민성이다.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의 느리지만 내실 있는 발걸음이 어떤 결말로 나타나게 될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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