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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중고배구연맹 회장 김홍, ‘지천명(知天命)따라 헌신하다’
[인터뷰] 한국중고배구연맹 회장 김홍, ‘지천명(知天命)따라 헌신하다’
  • 변동민기자
  • 승인 2018.08.14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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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배구연맹 발전을 위해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김홍 회장의 희생정신을 배우다.

한국중고배구연맹의 김홍 회장을 만나기 위해 오산의 한 산업단지로 찾아갔다. 회사 한 켠에 걸려있는 배구대회 액자들과 연맹 깃발을 지나 들어간 김홍 회장의 개인 직무실, 외투에 달아놓은 연맹 뱃지와 함께 한국중고배구연맹이라고 미싱 되어 있는 바지는 나에게 큰 인상을 주었다. 옷에 연맹 이름을 새길 정도로 김홍 회장의 애정이 남달랐던 것이다.

김 회장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김 회장의 직무 마인드에 한번 놀랐고 배구 사랑에 두 번 놀랐다. 김 회장이 기자에게 해준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공자의 말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공자 왈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자신의 위치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김홍 회장은 회장직을 겸허한 마음으로 수행하고 있다. 친근하게 기자를 맞이하는 김홍 회장의 소탈한 모습에서 유쾌한 스포츠인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중고연맹기 옆에서 미소 짓는 김홍 회장

 

 

▼ 기업인 김홍(현 초록그룹 회장)이 배구를 사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나는 오산시배구협회 회장을 8년 하였다. 나름대로 성실하게 서포트를 하다 보니 경기도배구협회에서 연락이 왔고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그다음 한국중고연맹의 회장 자리가 나와 입후보 후 선거운동을 통하여 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현재 2년째 수행하고 있고 임기는 2020년까지이다.

처음 오산시배구협회 회장을 맡은 것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당시 배구는 활성화가 되어있는 스포츠였다. 오산시 배구 발전을 위해 금전적인 부분으로 후원 해줄 사람을 찾고 있었고 내가 추천 받게 되었다.

나는 운동을 원래 좋아한다. 골프를 20년째 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권투도 즐겨 보았다. 처음에는 배구를 잘 몰랐지만 지금은 배구만큼 신사적인 스포츠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스포츠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배구는 선을 넘지 않는 신사적인 스포츠인 것 같다. 육체적인 선을 넘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팀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이다.

 

 

▼ 비(非)배구인이기 때문에 연맹을 운영하는데 어려운 일도 있을 것 같다.

 

배구인과 비배구인의 장단점이 있다. 우선 배구인이 연맹을 운영하게 되면 전문성이 높은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비배구인이 경영하게 되면 다른 관점에서 연맹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결과를 도모할 수 있다.

나 또한 비배구인이기 때문에 기존 배구인과는 다른 운영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내가 회사를 운영해온 방식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회사 경영도 스포츠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도 회사경영도 결국 인간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문학적 마인드와 소양과 가슴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 중고 배구연맹 운영지침을 보면 나의 연맹 운영에 대한 철학이 잘 드러나 있다.

 

 

- 한국 중고 배구연맹 운영지침 -

  • 한 배구문화 정착
  • 으로 운영되는 중고 연맹
  • , 百年之大計 礎石(교육, 백년지대계 초석)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홍 회장

 

 

▼ 많은 감독님들께 회장님의 헌신적인 활동소식을 들었다.

 

나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방을 통해 진화된 결과를 얻는다. 그래서 전 회장들과 참모진들이 잘 만들어놓은 연맹을 더욱 다지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참모진들이 일을 잘해주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 김은철 부회장을 비롯한 참모진들이 중고 연맹을 잘 운영해주고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부분까지 처리를 해주고 나에게 상세히 알려준다. 그래서 나는 연맹을 아우르고 다독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저께 2018 KOVO컵 프로배구대회을 하는 보령에 다녀왔다. 많은 사람들이 중고 연맹 회장이 프로배구 경기에 찾아가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결국 중고 배구선수들이 프로 경기에서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선수들이 프로 선수로 활동하길 바란다. 그렇기 위해서 한국배구연맹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야 한다.

학생 배구 선수들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엘리트 체육은 하향세를 걷고 있지만 건제한 것도 사실이다. 요즘 국가에서 추진하는 생활 체육과 선진 체육에서 답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오랜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다.

엘리트 체육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서 사회, 경제 조직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그리고 금전적인 측면의 문제를 해결하여 좋은 자질을 가진 선수들이 배구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 배구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 생활 체육에 대한 언급을 하셨으니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생활 체육, 선진 체육을 육성하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회장님의 견해가 궁금하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을 비롯해 가깝게는 일본에서도 클럽 스포츠가 활성 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엘리트 체육에서 클럽 체육으로 가는 과도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어렸을 때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적성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자아가 발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부모의 욕심, 돈 때문에 아이들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인격 살인’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딸이 셋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가고 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한국의 스포츠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스포츠인이 있다면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과도기인 것은 확실하나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훈련시키고 선수들을 육성해야한다.

 

 

▼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어떤 점에 주안을 두고 활동하시는지 궁금하다.

 

첫 번째로 우리 연맹이 학생들을 위한 단체이기 때문에 장학금을 비롯하여 학생들을 위한 기부가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기부금 형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내가 힘쓰는 만큼 학생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얼마 전 내 임기 중 처음으로 한 기업의 사장님이 기부를 해주셨다. 연맹 회장 입장에서 행복한 일이었다. 그리고 오산시의 예향장학회에 찾아가 중고배구연맹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을 해줄 것을 요청 하였다. 평택의 상공회의소에도 우리 연맹의 교육적 취지를 알리고 장학금 기부를 부탁했다.

연맹에서 기부금영수증도 발행해주기 때문에 장학금의 개념으로 중고배구연맹에 기부를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다. 많은 액수가 아니라도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배구를 사랑하는 분들이 기부를 해주면 좋겠다.

두 번째로 분배에 힘쓰고 있다. 그간 중고배구연맹에서 많은 자금을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였다. 하지만 정작 혜택을 본 사람은 다양하지 않다. 그래서 나누는 부분(sharing)에 있어 형평성을 강조하려고 한다.

중고연맹이 엘리트들을 관리하기 때문에 상위 팀만 우선시 되는 것은 좋은 관리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위 팀에도 우수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그 선수들을 관리해주어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최하위 팀들도 독려해주어 팀의 사기를 올려주는 일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대회가 종료되면 우승 팀의 학교 교장실에 난을 보낸다. 그 이유는 각 학교 최고지도자가 배구에 더욱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우승 팀과 최하위 팀은 음료수를 선물해 준다. 우리 연맹은 모든 학교에 관심이 많다는 의미이다. 우승팀은 우승팀대로 칭찬해주고 하위 팀은 독려해준다. 모두 우승팀만 우러러 본다. 하지만 하위 팀이 있기 때문에 우승팀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하위 팀도 성적을 잘 내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청소년여자대표팀을 독려하는 김홍 회장(출처: 한국중고배구연맹)

 

▼ 대통령배 대회가 얼마 전에 마무리 되었다. 회장님은 이번 대회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우리는 한해 다섯 개의 대회를 개최한다. 나는 그중에 제일 의미가 있는 대회가 대통령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 나라의 경영자가 주최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국가에 소속된 국민들이 이 대회에서 입상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회가 무사히 진행되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대통령이 하사한 우승컵이 30년이라는 세월을 견뎌왔기 때문에 교체할 필요가 있다. 초창기 우승컵은 금장과 봉황 휘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훼손되어 버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컵의 교체를 승인해주기 바란다.

두 번째로 대통령배가 훌륭한 대회임에 틀림없지만 각 학교의 지도자들은 우승확률을 보고 출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대회의 참여율이 저조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이해는 한다.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지만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경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치 보지 않고 많은 팀들이 참여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작년에는 51개 팀이 참여했다. 경쟁이 대단했고 좋은 플레이를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44개 팀이 참가했다. 내년에는 더 많은 팀들이 참가하길 바란다.

 

 

▼ 배구 관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대중의 관심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플레이할 수 있는 팀과 경기가 줄어들고 있다.

 

관심이 떨어졌다는 것은 국가에 있어서는 좋은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이 더욱 다양한 일을 하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폭이 좁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배구를 즐기면 좋겠지만 이것 또한 시대의 흐름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아마배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 이유를 연맹에서 찾으라고 한다면, 우선 재미없는 경기 운영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중고연맹의 특성상 상업적이고 오락적인 것을 할 수 없지만 적어도 학부모들에게라도 재미있는 경기를 제공하면 관객이 늘어날 것이다. 우선 중고 배구와 관계된 사람들이 경기를 즐길 수 있어야 가까이에 있는 친인척들에게라도 권할 수 있을 것이다.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두 번째로 예전에는 큰 도시의 체육관에서 대회가 열렸기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군소 도시에서만 경기가 열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회가 지방에서 열리면 그 지방의 경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영광배는 1억3천만원으로 대회를 유치하였다. 그렇게 대회를 치루면 영광군은 적으면 5억원에서 많게는 8억원까지 경제적 이윤이 남는다. 그래서 군소도시일수록 대회를 유치하고 싶어 한다.

연맹 입장에서는 너무 외곽에서만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탈피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그래서 내년에는 진주시에서 춘계 연맹 배구대회를 개최할 계획이 있고 진주시와 협상 중이다. 진주시민들은 배구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진주 동명고, 선명여고 등 우수한 학교들도 많기 때문에 진주에서 대회를 개최하면 더욱 많은 배구 팬들에게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 연맹 회장직을 연임할 생각이 있으신가.

 

고인 물은 썩는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훌륭하고 뜻이 깊은 사람이 있으면 자리를 내어놓을 자세가 되어있다. 그리고 좋은 지도자를 찾고 있다. 젊고 능력 있는 사람이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배구인으로서 김홍의 꿈을 말해주시길 바란다.

 

일신우신(日新又新, 나날이 바뀌다)이 목표이긴 하지만 쉽지 않다.

훌륭한 인격을 가지고 조력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시대가 변하였기 때문에 우리 연맹도 자생하는 단체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마케팅이나 사업적인 부분을 발전시켜 임기 내에 더욱 탄탄해진 연맹을 만들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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