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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쥴랭 프렐조카쥬[ 프레스코화]기자간담회!!
앙쥴랭 프렐조카쥬[ 프레스코화]기자간담회!!
  • 한국스포츠통신=배윤조기자
  • 승인 2019.11.0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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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31일 오전 10:30 am, LG아트센터 VIP 라운지
안무가 앙쥴랭 프렐조카쥬 (Angelin Preljocaj)

 

앙쥴랭 <프레스코화>는 2년 전에 프랑스의 ‘떼아트르 드 라 빌’ 극장에서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있는 작품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여 제작하게 된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극장의 요청을 받았을 때 꼭 젊은 층을 겨냥한다는 생각보다는 모두를 겨냥한다고 생각하고 작업했습니다.
클라라 <프레스코화>는 중국 설화에서 온 이야기입니다. 어떤 여행자가 친구와 여행을 하다가 스님을 만나게 되고, 그 스님이 소개한 곳에서 커다란 벽화를 보게 되면서 시작하는데요. 벽화 속에 여러 여인이 그려져 있었고, 그 중 머리를 길게 푼 여인을 보게 되고 그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내용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여행자가 그림 속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하게 되는데, 어느 날 황금 옷을 입은 장군이 찾아와 여행자를 쫓아내고, 여행자는 그림 밖으로 나와서 다시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보게 된 벽화에서는 처음 그림과 달라진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벽화는 같은 벽화인데, 자신이 사랑에 빠졌던 긴 머리의 여인이 머리를 틀어 올린 모습이 된 것이죠. 여기서 우리는 가상과 현실, 어느 것이 꿈이고 현실인지, 이런 경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원작은 이러한 내러티브가 있지만, 실제 저희 작품 속에서는 이야기를 따라가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앙쥴랭 춤은 움직임이라는 언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품 안에서 이야기는 좀더 시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 설화를 선택한 이유는 오늘날 점점 더 가상현실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6세기라는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요즘을 예상한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고, 동시에 현대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무용수 클라라 프리쉘 (Clara Freschel, 벽화 속 여인 역, )
무용수 클라라 프리쉘 (Clara Freschel, 벽화 속 여인 역, )
무용수 로랑 르 갈 (Laurent Le Gall, 벽화 속으로 들어간 남자 역)
무용수 로랑 르 갈 (Laurent Le Gall, 벽화 속으로 들어간 남자 역)

 

Q. 프랑스에서 무용을 젊은 관객들이 무용을 안 보는지,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앙쥴랭 ‘떼아트르 드 라 빌’에서 젊은 관객들을 유입하기 위해 제안이었고, 그건 무용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그런 방향성을 갖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프랑스 경우에 젊은 층은 현대 무용에 관심이 많습니다. 극장 안에 점유율을 봤을 때 젊은 층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프레스코화> 같은 경우에 음악을 그룹 AIR의 니콜라스 고딘에게 요청한 것도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무용은 잘 모르지만,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무용을 볼 수 있게 하도록 확장을 한 부분입니다. <프레스코화>의 테마 적인 면에서 가상현실을 언급했는데, 이것 또한 몇 년 전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졌던 ‘포켓몬 고’ 게임에 대한 인기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했고, 젊은 층에게도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접근성이 높은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요재지이>라는 중국 기담집을 유럽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알고 있는데?
앙쥴랭 꼭 유럽 사람들뿐 아니라, 사람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데에는 우리 삶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가득하고, 동화나 설화는 시대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설화나 동화가 그 시대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작업했던 <스노우 화이트>도 현대와 연관시킨다면 나이가 40-50이 되는 여인들이 젊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하는 것들이 당시의 설화나 동화와 연결되는 지점이 될 수 있는 것이죠.  

Q. 안무 주안점을 어디에 두었는지,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지?
앙쥴랭 움직임을 단어로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 이야기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고 내러티브가 없는 편이고 상징으로 많이 대체되어 있습니다. 2인무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군무 같은 경우는 마을의 분위기나 의식 적인 부분을 많이 보여줍니다. 황금 옷을 입은 장군 장면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발레적인 표현이 담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객 여러분에게는 같이 여행하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벽화를 넘어서는 순간 다른 세계 다른 현실, 그 곳에서는 다른 코드를 같이 느낄 수 있고, 모든 것이 춤으로 표현되는 곳으로 관객을 데리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무용수들을 10명으로 구성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앙쥴랭 등장인물이 더 적을 수 있었지만, 벽화 뒤의 또 다른 세계, 마을, 부족일 수도 있는 그 세계를 상징할 수도 있는 그룹의 존재로 인해 이야기가 풍부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Q. 작품 속에서 동양적인 느낌이 많이 났는데, 동양적 이미지는 어디서 영감을 얻으셨는지?
앙쥴랭 동양적 요소가 많이 들어갔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머리카락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이 작품을 관통하는 요소고, 동양적인 캘리그라피, 붓글씨에 영감을 많이 받아서 작업했습니다.

Q. 벽화 속 여인은 자유를 추구했지만, 자유를 끝내 찾지 못했던 것 같은데, 벽화 속 여인은 어떤 마음이었는지. 남자는 왜 벽화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클라라 무용 작품은 모든 걸 움직임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작업이고, 이번 작품에서 저희는 프렐조카쥬가 원하는 정확한 에너지, 표현을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벽화 속 여인이 자유를 추구했지만 실패했다기 보다는 벽화 안에서 억압되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남자가 자기 세계에 들어와서 사랑을 하고 떠났을 때, 그로 인해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용 공연이기 때문에 여기서 말로 모든 걸 다 표현하기 보다는 직접 무대에서 몸으로 표현되는 것을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로랑 작은 제스츄어로 많은 것을 표현하는 섬세하고 시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드러운 면과 강렬한 면을 다 가지고 있는데, 듀오 같은 경우는 부드러운 흐름과 둥글게 흘러가는 것이 강조되는 반면, 현실 세계로 돌아왔을 때는 환상의 폭력성, 강렬함이 강조되는 대비가 있는 작품입니다.

앙쥴랭 춤은 몸으로 표현하는 언어인데, 연극이나 배우들이 텍스트를 읽는 것처럼, 무용에서는 몸을 분절화시켜서 전달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안무를 세부적인 것까지 다 계획해서 하시는지, 무용수를 자유를 주는 편인지 안무 방식이 궁금합니다.
앙쥴랭 몸으로 하는 언어 전달이기 때문에 저는 작가가 글을 쓸 때 단어를 선택하듯이 세세하고 정확하게 안무하는 편입니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무용수들과 함께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Q. 무용수들에게 안무가 프렐조카쥬의 어떤 점이 뛰어난지 묻고 싶습니다.
로랑 창작 과정 같은 경우에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즉흥성이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무용수들이 제안을 하고 안쥴랭이 그걸 빠르게 잡아내고 구성하고, 정확하게 만들어가는 게 흥미로웠고, 이것이 그가 가진 뛰어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라라 그가 가진 움직임의 강렬함이 있습니다. 같이 작업하다 보면, 천재와 작업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창작을 할 때 무용수에게 즉흥을 통해 참여하게도 하지만, 프렐조카쥬만의 특징은 그가 가진 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움직이는 것을 직접 보면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앙쥴랭 매번 창작 때마다 무용수들이 새로운 것을 만들도록 많이 돕는 편이고, 작품에 전념해주고, 집중하는 무용수들이 저에게 영감을 많이 주고, 함께 작업하는 무용수들이 저에겐 뮤즈라고 생각합니다. 창작 때뿐 아니라 레퍼토리를 할 때에도 어떤 작품이 20년 전 작품이라고 해도 지금의 무용수와 함께 하면 현대적 해석, 에너지가 같이 온다고 생각하고, 작품은 예전 작품이지만 현대성을 가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어린 시절 발레를 몰래 배운 이야기?
앙쥴랭 어떻게 보면 프레스코화와 비슷한 얘기처럼, 저도 사진 한 장으로 발레에 빠져들었습니다. 친구에게 빌린 책에 있는 루돌프 누레예프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저는 당시 유도를 배우고 있었고, 발레 연습실에서 유도복을 입은 채로 서 있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무용에 관련한 건 발레와 현대무용이었는데, 부모님이 매우 싫어하셨습니다. 당시만 해도 춤을 추는 남자에 대해서 안 좋은 이미지가 있었고, 제가 어린 시절 살던 곳은 파리 외곽도시였는데, 당시에는 파리 외곽지역이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도 척박했기 때문에 제 친구들 조차도 이상하게 보던 상황이었습니다. 

Q. 무용수들은 어떻게 무용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클라라 저는 3살 때부터 시작했는데, 어머니가 무용을 좋아해서 시작하게 되었고, 빠져들었습니다. 저는 무대에서는 걸 좋아했고, 여러 표현 방법 중에 저에게는 최고의 표현 방식이 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랑 6살에 발레를 시작했는데, 여동생 수업이 끝날 대 무용 수업을 보다가 부모님께 하고 싶다고 얘기했고, 부모님이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무대 보다는 오히려 스튜디오라는 공간이 강한 인상이었는데, 스튜디오의 연습, 냄새, 소리 느낌이 너무 좋았고, 그걸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유년 시절에 사진 한 장으로 발레를 배우고 안무가가 되었는데, 이 작품 설명에서 삶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다고 하셨는데, 안무가로서 삶에 후회는 없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앙쥴랭 안무가가 된 걸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제 인생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것은 춤에서 나왔고, 그걸 후회해 본 적은 없습니다.

Q. 세계적인 안무가인데, 안무가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뭐가 있을지?
앙쥴랭 아름다운 질문이면서 간단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에게 필요한 건 건강과 몸과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걸 가지고 아름다운 순간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몸은 유일하고, 특별한 것입니다. 이걸 우리가 종종 잘못 다루기도 하지만, 무용수를 통해 그들의 몸을 발견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멀리 나아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클라라 붙여서 말하자면, 프렐조카쥬가 가진 밀도와 리듬감이 대단한데, 작품 연습을 하다보면 끝까지 밀어부칠 정도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지만, 그걸 넘어서는 과정을 경험하곤 합니다. 

Q. 관객들에게 한마디
앙쥴랭 한국에 오게 되서 매우 기쁩니다. 대부분 먼 곳으로 투어를 갈 때는 한 도시에서만 공연을 하고 돌아오게 되는데, 이번에는 대전과 부산까지 투어를 가게 되어서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고, <부산행> 영화를 봤는데, 저희도 마지막 기차를 타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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