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찬-권동현-김형준 등 부경고 마운드 경쟁력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
- 부경고 유격수 박성윤, 팀의 유일한 장타 및 좋은 활약으로 눈길
부경고가 부산정보고를 꺾고 준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부경고는 올 시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주말리그에서도, 전국대회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기에서는 달랐다.
부경고는 11월 6일 오전 10시 기장드림볼파크에서 펼쳐진 부산공고와의 첫 번째 경기에서 선발 정현찬 - 권동현 - 김형준의 이어던지기로 부산공고를 4-1로 꺾고 대회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롯데기는 6개 팀 중 4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하기 때문에 1승만 하면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다.)
부경고는 6회까지 단 2개의 안타밖에는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볼넷을 무려 9개나 얻어냈고, 상대의 2개의 실책에 편승해 4점을 선취했다. 부경고를 버티게 한 힘은 역시 강한 마운드였다. 부경고의 정현찬(185/92,우우,2학년)은 빠르지 않지만, 절묘한 제구를 앞세워 부산공고 타선을 4.1이닝 1피안타 1사구 2삼진으로 잠재웠다.
이날 경기는 오전부터 키움 고형욱 상무를 비롯해 한화이글스 이상군 팀장, 롯데 표성대·김풍철 팀장 등 많은 스카우트 팀이 모여들었다. 오후에 벌어지는 개성고 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전 경기에서는 권동현(192/90,우우,2학년)이 프로 구단들의 체크리스트에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권동현은 만약 부경고에서 프로 진출 선수가 나온다면 가장 확률이 높지 않을까 예상되는 2020 부경고의 에이스 투수다. 김재상 감독은 “내년 우리 팀의 에이스는 권동현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경기 전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5회부터 정현찬을 구원등판한 권동현은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다. 비록 부산공고 김동현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3.2이닝 동안 58개의 공을 던지며 1사사구 1삼진 2피안타 1피홈런 1실점으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최고구속은 부경고 스피드건 기준 135km/h, 두산 베어스 스피드건 기준 136km/h로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사사구를 1개만 허용할 정도로 안정적인 제구력이 인상적이었다.
권동현은 1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하며 1년 유급을 한 경력이 있다. 다만 키가 192cm에 달하는 좋은 신체조건이 가장 큰 매력이다.
권동현을 본 현장의 의견은 엇갈렸다. A관계자는 “아직 하체를 쓰지 못하고 팔만 갖고 공을 던지고 있다. 제구는 예상보다 훨씬 괜찮지만, 아직 공 끝이 살지를 않는다. 현재는 각으로만 승부하는 타입.”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B관계자는 “아직은 미흡하지만 신장이 워낙 좋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스피드는 135km/h 정도면 충분하다.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성고 정원욱 감독도 권동현을 가리키며 “지금보다 1학년 때 훨씬 좋았던 투수.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첨언하기도 했다.
부경고는 정현찬 - 권동현 - 김형준(180/79,우우,2학년)으로 이어지는 필승카드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인한 것이 이날 경기의 최고의 수확이었다. 9회에 등판한 김형준 또한 1이닝 무실점으로 부산공고 타선을 봉쇄해 깔끔한 4-1 승리를 만들었다.
한편, 부산공고는 전가의 보도 좌완 김희준(175/83,좌좌,2학년)을 1회에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띄웠으나 타선이 침묵한데다, 투수들이 급격한 제구 난조에 빠지며 아쉽게 2패로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4번 타자이자 김동현(180/82,우우,2학년)이 8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을 크게 넘어가는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영봉 패를 면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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