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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기] '경남고 또 잡았다' 부산고, 선수단 철수 등 날 선 신경전 속 라이벌전 신승
[롯데기] '경남고 또 잡았다' 부산고, 선수단 철수 등 날 선 신경전 속 라이벌전 신승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11.09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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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고, 경남고에 승부치기 끝 6-2 연장전 승리... 2019 시즌 3승 1패 절대 우위
- 하성민·백근영 10이닝 2실점 쾌투 … 백근영 “이 앙다물고 던졌다.”
- 작은 거인 최원영, 2루타 2개 2타점 맹타 … 김상민도 2안타 2타점
- 양 팀 감독 항의 & 10회에는 부산고 선수단 철수까지 날선 신경전

정규시즌보다 더 치열한 윈터리그 경기가 8일 오전 10시 부산 기장야구장에서 펼쳐졌다.
바로 롯데기 준결승 부산고와의 경남고 경기다. 양 팀의 경기는 연습경기든, 실전경기든 수사불패(雖死不敗)의 정신으로 선수들이 격돌한다. 절대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다. 양 팀은 아껴두었던 모든 에이스 투수들을 총 가동하며 격렬하게 맞붙었다. 

 

 

부산고, 경남고전 시즌 세 번째 승리

 

 

그리고 연장 10회까지 가는 치열한 경기 끝에 부산고가 경남고를 6-2로 꺾고 올 시즌 對 경남고전 3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전반기 주말리그, 황금사자기 1회전에 이어서 세 번째 승리다. 몇몇 부산고 동문들은 “최근 10년 이내에는 절대 없었던 일”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경남고의 선발은 에이스 김창훈(185/97,우우,2학년), 부산고의 선발은 하성민(182/78,우우,1학년)이 나섰다. 초반 기세는 경남고가 올리기 시작했다. 1번 이정후(178/73, 1학년)의 볼넷과 도루에 이은 상대의 실책으로 가볍게 1점을 선취했다.

김창훈은 위력적인 투구로 부산고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최고 143km/h의 빠른 직구로 1회부터 부산고 타자들 배트를 3개나 부러뜨릴 정도로 엄청난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3km/h에 달했고, 3회까지 퍼펙트에 삼진을 4개나 잡아냈다. 

 

 

부산고 선발 1학년 하성민

 

 

경남고 선발 2학년 김창훈

 

 

하지만 4회부터는 달랐다. 타순이 한 바퀴가 돌자마자 김창훈에 대한 연구가 끝난 부산고는 선두 타자 최원영(175/75,우우,1학년)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팀의 첫 안타를 기록했다. 여기에 3번 타자 좌익수 김경민(180/80,좌좌,2학년)이 좌전 안타를 쳐내며 승부는 순식간에 동점이 되었다. 

5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선두 타자 5번 김형욱(188/88,우우,2학년)이 3루수 쪽 내야안타로 살아나갔고, 6번 김상민(182/78,우좌,1학년)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2-1로 역전. 지난 두 번의 패배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경남고는 지난 두 경기에서 모두 초반에 앞서고 있다가 경기 중반에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패한바 있다.  

역전이 되며 흐름이 바뀌자 경남고 타선이 침묵하기 시작했다. 초반 많은 투구 수를 기록했던 하성민은 팀이 역전하자 안정을 되찾았다. 3회부터 매회 주자를 한 명씩 내보내기는 했지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버텨나갔다. 1학년이 첫 선발의 중책에서 경남고전 5이닝 1실점 6K에 투구 수 101개를 기록하며, 부산의 에이스 김창훈과 맞대결에서 사실상 승리한 것이다. 

 

 

스퀴즈 번트 실패 부산고

 

 

치열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양 팀 선수들

 

 

하성민이 앞을 막아주자 뒤는 내년 부산고의 핵심 백근영(182/90,우우,2학년)이 이어받았다. 백근영은 6회 1사후 하성민이 이용준(178/82,우우,2학년)에게 안타를 허용하는 등 1사 12루의 위기를 맞자 마운드에 호출되었고, 이원재(187/88,좌좌,1학년)·엄지성(180/84,우우,2학년)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경남고는 1학년의 핵심이자 2021 부산권 마지막 1차지명 후보 좌완 김주완(186/95, 좌좌, 2학년)을 6회부터 마운드에 올렸다. 김주완은 최고 138km/h(경남고 스피드건 기준)에 이르는 빠른 공을 앞세워 9회까지 4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그러자 9회에 찬스가 왔다. 경남고는 9회 8번 허성철(176/78,우좌,1학년)이 몸에 맞는 공을, 1번 이정후가 볼넷을 얻어내며 1사 1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2번 타자 이세윤(174/80,우우,1학년)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2사 12루. 그러나 3번 타자 이상돈(179/78,우우,2학년)이 3루수 옆을 뚫고 지나가는 좌전안타를 터트리며 승부는 2-2 상황에서 극적으로 연장으로 이어졌다. 

 

 

1번 타자 최원영, 역전 싹쓸이 3루타
1번 타자 최원영, 10회 쐐기 2타점 3루타

 

 

그러나 부산고의 집중력이 강했다. 부산고는 승부치기 상황으로 맞은 무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나형준(183/83,우우,2학년)을 상대로 6번 김상민이 중전안타, 8번 신현태가 우전안타, 그리고 1번 최원영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큼지막한 좌중월 3루타를 때려내며 4점을 뽑아서 경기를 일거에 역전시켜버렸고, 4점차를 뒤집을 힘은 경남고에게 없었다. 경남고는 10회 무기력하게 무득점으로 물러나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부산고의 최고 수훈 선수는 1번 타자 최원영과 선발 하성민·백근영 두 명의 투수. 최원영은 김창훈에게 첫 안타를 뺏어내며 득점까지 성공한데 이어, 10회에는 나형준을 상대로 쐐기 2타점 3루타를 때려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최원영은 지난 대통령배 당시 대구고전에서 극적인 만루홈런을 때려낸 바 있는 장타력 있는 외야수다.

 

 

4.1이닝 1실점 2학년 백근영
4.1이닝 1실점 2학년 백근영

 

 

또한, 내년 부산고 에이스 1순위 후보 백근영은 삼진 5개를 잡아내며 4.2이닝 1실점으로 경남고전 생애 첫 승리를 기록했다. 공 하나하나마다 감정을 드러낼 정도의 이앙다문 역투였다. 그는 경기 후 “이를 앙다물고 던졌다. 무조건 이기고 싶었다. 경남고전이니까…”라는 경기 후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경남고는 1·2학년 김창훈과 김주완이 좋은 투구를 보여줬지만, 타선이 10이닝 동안 단 6안타로 침묵하며 부산고에게 또다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항의하고 있는 경남고 전광열 감독
항의하고 있는 경남고 전광열 감독

 

 

 

경기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김성현 감독
경기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김성현 감독

 

 

한편,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첨예한 라이벌 의식 속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방불케 하는 신경전이 오갔다. 양 팀 감독들이 심판들에게 잦은 항의를 하고, 연장 10회에는 김성현 감독이 판정에 항의하며 선수단을 아예 철수시키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대회 규정에 따라 1차 5분, 2차 10분 이내에 경기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몰수 게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극적으로 부산고 선수단이 다시 경기장에 복귀하며 경기가 재개될 수 있었다. 

부산고는 11일 오후 1시 부산 기장 메인야구장에서 개성고를 꺾고 결승에 올라온 ‘돌풍의 팀’  부경고와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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