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리그 챔피언’ 서울 배명고 - 2017 청룡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추계리그 챔피언’ 서울 배명고 - 2017 청룡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1.12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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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경‧노원호 등 즉시활용투수들 많아져 … 이성준‧심영균‧이규민 센터라인도 안정적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배명고는 두목 곰 김동주를 비롯해 박철순, 심수창, 정재훈, 장진용, 문승원, 곽빈 등 많은 프로야구 스타들을 배출해낸 명문고다. 하지만 최근 10여년 간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02년 대통령배 4강이 가장 좋은 전국대회 성적이었다. 그런 배명고의 부활 특명을 받고 부임한 것이 김경섭 감독이다. 배명중에서 무려 23년을 재직한 김경섭 감독은 배명고에 부임하자마자 2016년 청룡기 4강, 2017년 대망의 청룡기 우승을 일궈냈다. 장진용 이후 14년 만에 곽빈이 1차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성한 것 또한 쾌거다. 그러나 2018년 배명고는 또 다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많은 악재들이 일거에 겹쳤기 때문이다. 


1. '2017 청룡기 챔피언' 배명고, 2018년 다시금 침체의 늪에 빠지다 

 

학교에서 동계훈련중이 배명고 선수들


배명고는 서울에서도 특급 유망주를 받는 인지도의 학교는 아니다. 
거기에 임의배정 인원이 상당히 많다. 2018년 초기 등록인원수가 77명으로 전국 1위였다. 올해도 ‘전국 최다인원 보유 학교’ 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임의배정으로 온 선수들도 전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특기자로 뽑혀온 선수들에 비해서는 그 확률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배명고의 어려움도 여기에 있다. 전력을 다해서 싸워도 모자랄 판에 분배를 더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선수들의 타석수‧이닝수를 맞춰주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다.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만난 김경섭 감독은 “단 한 번도 베스트멤버를 가동해보지 못했다”라며 기자에게 한탄을 한다. 

배명고는 2018년 침체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전반기 최하위를 기록하며 황금사자기 진입에 실패했고, 청룡기에서는 성남고에, 봉황대기에서는 충훈고에 패하며 모두 1회전 탈락했고 대통령배는 출전하지도 못했다. 곽빈 이후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었던 데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저학년들의 경기경험이 없다는 것이었다.

현행 게임수로는 1~3학년 순환기용은 배명고에서는 꿈도 꾸기 힘들다. 김경섭 감독은 이러한 악재들이 침전되고 쌓여서 2018년의 결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2. ‘서울시 추계리그 우승' 투수진 물량공세로 2018년 대반격 예고 

 

 

배명고 투수 강태경 


그러나 김경섭 감독은 2019년은 조금 다를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올해도 곽빈 같은 특급 투수는 없지만 쓸 수 있는 투수는 많아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리고 지난 추계리그에서 배명고는 정상에 등극하며 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배명고는 어림잡아 6명 정도의 투수들이 고른 기량을 갖추고 있다. 고른기량이라 함은 ‘최고구속 135km/h와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제구력을 갖춘 투수’가 기준이다. 

선발 마운드에서 핵심이 되는 선수는 강태경(187/95, 우좌, 2학년)이다. 강태경은 강인권 현 한화이글스 배터리코치의 아들이다. 187cm의 신장을 지니고 있는 우완정통파다. 긴 다리를 보유하고 있고 타자와의 싸움을 잘한다. 투구 폼도 안정적인 편이다. 중학교 졸업 후 무릎 수술의 여파로 아직 순간적으로 쓸 수 있는 순발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구속은 빠른 편이 아니다. 추계리그에서 약 133~136km/h정도의 스피드를 기록했었다. 바깥쪽 직구를 잘 던지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배명고 투수 노원호

 

배명고 투수 권규헌

 

노원호(185/100, 우우, 2학년) 또한 김 감독이 핵심으로 생각하는 우완정통파다. 이미 2학년 때부터 김 감독의 눈에 들어 종종 경기를 뛰었던 선수로 싸움닭기질이 있다. 대략 135km/h정도의 스피드를 기록하며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능력이 있고 몸 쪽도 잘 던진다. 선발과 구원 모두에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투수다.   

권규헌(174/76, 우우, 2학년)은 작년 주말리그 전반기 때 잠시 선을 보였던 선수로 올해도 주축으로 던져야할 선수다. 후반기에 팔꿈치가 안 좋아서 재활을 하다가 지난 1월 3일 팀에 복귀 했다. 제구력이 좋고,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 체인지업을 던진다. 노재원(177/85, 우우, 2학년)은 키는 작지만 공을 던지는 감각이 좋은 선수다. 직구와 변화구가 모두 제구가 괜찮은 안정적인 선수다.  

 

배명고 좌완투수 구자훈

 

미완의 대기도 2명 정도 있다. 소위 말하는 비밀병기다.  경기에서 쓰기는 많이 부족하지만 프로에서는 오히려 그것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구자훈(184/80, 좌좌, 2학년)은 투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왼손자원이다. 야수 쪽에 전념해왔으나 올해 7~8월부터 큰 키를 살리기 위해 투수를 하고 있는 선수다. 추계리그 당시는 몸도 많이 기울고 릴리스 포인트도 매우 불안정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큰 키를 지닌 좌완투수인데다 폼이 예쁘고 워낙 발전 속도가 빨라서 김 감독이 기대하는 자원 중 한명이다. 키 184cm의 좌완은 전국적으로도 많지 않다.   

장찬희(194/105, 우우, 2학년)는 아직 불안정한 미완의 대기다. 키가 무려 194cm다. 현재 배명고 투수 중 유일하게 140km/h가 넘는 공을 뿌리는 선수다. 하지만 워낙 미완의 대기다. 스피드는 좋지만 제구가 많이 떨어지고 게임운영능력도 떨어진다. 몸의 밸런스도 아직 안 잡혀 있다. 하지만 가능성만큼은 투수들 중 최고다. 이번 동계훈련 때 혹독한 조련을 받을 예정이다. 

 

배명고 투수 장찬희 

 

또 한명 반드시 언급해야하는 선수가 사이드암 이왕건(175/75, 우우, 2학년)이다. 김경섭 감독이 “리틀 임창용”이라고 극찬을 하고 있는 투수며 1학년 중 유일하게 주축으로 뛰고 있는 투수다. 이왕건은 추계리그 당시 우수투수상을 받은 선수로서 12.2이닝 동안 1실점을 했다. 선배들의 이닝수 때문에 올해 주말리그에서는 모습을 보이지않겠지만 전국대회에서는 이기는 경기에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3. 심영균, 이규민, 이성준, 권동욱, 장예준이 중심이 되는 야수라인  


야수진은 확실치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윤곽을 드러냈다. 일단 주전 포수는 심영균(185/82, 우우, 2학년)이다. 신장도 괜찮고 송구능력도 나쁘지 않으며 무엇보다 타격능력이 좋은 선수다. 지난 추계리그에서는 주로 4번 타자를 소화했었다. 

 

배명고 내야수 이성준

 

 

배명고 내야수 이규민 

 

 

배명고 내야수 김민우 

 

유격수는 이성준(176/76,우우,2학년)이다. 원래는 작년에 유격수를 봐야했던 선수이지만 지난해 3월 주말리그에서 손을 다쳐 수술을 하고 유급을 했다. 발도 빠르고 어깨도 좋은 선수로 수비부문에서는 배명고 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루수에는 이규민(175/84, 우우, 2학년)이 들어간다. 만약 야수 쪽에서 프로지명이 나온다면 이규민의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투타에서 최근 맹활약하고 있다. 추계리그 결승에서는 무려 4안타를 작렬시켰고 추계리그 전체 0.560의 가공할 타력을 선보였다. 원래는 유격수 출신인데  3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가끔씩 투수로서 마운드에 오른다고 할 만큼 강한 어깨를 지니고 있다. 추계리그에서는 1번타자를 주로 맡았다.   

 

배명고 내야수 박인호

 

배명고 내야수 목진혁

 

배명고 내야수 이웅찬

 

현재 배명고의 3학년 내야수는 3명 뿐 이다. 이 세 명이 1루, 3루, 유격수 자리를 차지하면 2루 자리는 무주공산이다. 그 한자리를 놓고 2학년들이 경합을 펼친다. 이웅찬, 박인우, 목진혁이 그 주인공이다. 이중 수비가 가장 뛰어난 것은 박인우(174/65,우우,1학년)다. 중학시절 ‘배명기’라는 배명 자체대회에서 김경섭 감독의 눈에 쏙 들어 스카우트된 선수로 풋워크가 경쾌하고 연결동작이 굉장히 부드럽다. 강력한 차기 유격수 후보다.     

이웅찬(180/75,우우,1학년)은 지난 추계 때 유격수를 봤던 선수다. 경기경험은 이웅찬이 세 명 중 가장 많다. 덩치가 크기 때문에 연결동작이 아직 미흡하지만 타격은 가장 나은 선수다. 목진혁(170/60,우우,1학년)은 추계 때도 2루수를 봤던 선수로 날쌔고 경쾌한 풋워크가 인상적인 선수다. 세 명 중 전문 2루수에 가장 가깝다.  

 

배명고 외야수 권동욱(주장)

 

배명고 외야수 김선혁 

 

배명고 외야수 권오륜 

 

중견수는 권동욱(175/85,우우,2학년)이 차지한다. 배명고의 2019년 주장이다. 리더십이 있고 성실하다. 타격도 괜찮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다. 

장예준(182/82,우우,2학년)은 팀의 중심타선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다. 타격 쪽에 특화되어있고 추계대회 때도 3번을 자주 쳤다. 컨택 능력과 파워는 좋은데 디펜스는 의문부호가 있다.

김선혁(184/87,우우,2학년)과 권오륜(188/82,우우,2학년)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김선혁은 재활을 갔다 들어온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고 권오륜 또한 올해 7월경에 MCL수술을 해서 이제 막 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중심타선은 추계를 기준으로 하면 권동욱, 심영균, 장예준, 이규민 정도다. 이 선수들이 1~5번 사이에 네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다.  

 


4. 김경섭 감독의 선택과 집중, 청룡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추계리그 서울고와의 경기에서 추첨으로 승리를 거두고 환호하는 배명고 선수단

 


김경섭 감독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다. 사실 2017년 청룡기를 우승했을 당시에도 배명고의 주말리그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4승 3패 4위로 막차를 타서 청룡기를 재패했지만 전반기 주말리그에서는 1승 6패로 서울권역 A조 최하위를 기록했었다. 김 감독에게는 제자들의 진학과 전국대회 성적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다. 모두 잡아야 한다. 

제자들의 진학과 미래를 위해 고학년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기회가 왔다싶으면 그것을 타파하고 과감한 운영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요다. 그러기 위해서 김 감독이 바라는 것은 제자들과의 소통이다. 김 감독도 선수들을 이해할 테니 선수들 또한 감독의 고충을 이해하면서 함께 가자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2017년 청룡기 우승은 그러한 화합이 가장 잘 이뤄진 하나의 결정체 다름 아니었다고 김 감독은 회고한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배명고의 전력은 전국대회 우승을 노리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전국이 아닌 서울권역에서도 상위권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김 감독은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우승을 노릴 전력이 아닌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이고 올해는 선수들의 기량이 고른 편이라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물량공세를 펼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다만 승부처를 어디로 잡아야할지가 관건이라고 그는 말한다.  

배명고는 21일 미국 괌으로 출발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드디어 발동이 걸리기 시작한 ‘추계리그 챔피언’ 배명고의 권토중래는 가능할 것인가. 그 해답은 김 감독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효율적인 물량공세에 달려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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