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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고별 콘서트…멤버도, 팬도 '눈물의 떼창'
워너원 고별 콘서트…멤버도, 팬도 '눈물의 떼창'
  • 한국스포츠통신
  • 승인 2019.01.27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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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너원 고별 콘서트

 예고된 이별이었지만, 피하고 싶은 순간을 맞닥뜨린 가수와 팬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했다.

공연 말미, 팬송 '12번째 별'을 부르던 워너원 멤버들 두 뺨에는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한번 터진 눈물은 삼켜지지 않았다.

끝곡 '뷰티풀 파트 2'를 부를 땐 멤버들이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할 정도로 오열했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2만 명 팬도 따라 울며 눈물의 '떼창'을 이뤘다. 4시간이 넘는 공연을 끝내고 멤버들이 한명씩 무대를 떠날 때마다 흐느낌과 "가지마"란 외침이 뒤섞였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이들은 절정의 시기에 멈춰 서면서 가요사 한 페이지에 남게 됐다.

 

                                                                             그룹 워너원 

◇ 마지막 완전체 공연에 암표 기승…해외 팬도 원정 관람

2017년 6월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탄생한 11인조 보이그룹 워너원이 27일 오후 5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고별 콘서트 '데어포어'(Therefore)를 끝으로 해산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1년 6개월 활동 계약이 종료됐으나 24일부터 4일간 총 8만 관객을 초대한 공연으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완전체 마지막을 보려는 열기는 뜨거웠다. 티켓 가격이 10만~11만 원대였지만, 매크로(자동명령 프로그램)로 불법 예매한 티켓이 인터넷에서 수백만 원부터 1천만원 대 암표로 둔갑할 정도였다. 공연 당일까지 표를 구매하겠다거나, 좌석을 교환하고 싶다는 팬들 글이 이어졌다.

티켓을 손에 든 팬들은 "평생에 남을 공연을 보게 돼 행운"이라고 웃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떨린다, 긴장된다"란 말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일본, 중국, 태국 등에서 원정 온 아시아 팬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국적과 상관없이 워너블(팬클럽)이 든 너블봉(공식 응원봉)에는 약속대로 아쿠아와 그레이 색 리본이 묶여 있었다.

 

                                                                             워너원 마지막 콘서트가 열린 고척스카이돔

팬들은 양손에 각종 굿즈(MD상품)와 손팻말 등을 한 아름 들고는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을 즐기는 듯했다. 멤버들의 얼굴을 새긴 담요를 두르거나, 모습을 본뜬 인형을 들고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시간을 쪼개 요기하려는 팬들은 공연장 인근 바닥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기도 했다. 입장하지 못한 팬들은 올레tv 모바일 생중계를 함께 보면서 탄성을 질렀다.

고척돔 인근 안양천에는 직접 만든 굿즈를 나누고 판매하거나, 포토카드를 교환하려고 몰려든 팬들로 마치 플리마켓이 형성된 듯 보였다. 팬들이 가득 채운 인근 카페에는 워너원 노래가 내내 흘러나왔다.

청주에서 온 직장인 박수정(30)씨는 "윤지성 팬이어서 25~27일 공연을 모두 보기 위해 금요일 월차를 내고 왔다"며 "이틀 공연을 이미 봤는데 눈물이 날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슬프다"고 말했다.

강다니엘, 황민현, 옹성우 팬이라는 부미라(25)씨는 숙소를 잡아 김해에서 홀로 왔다. 부씨는 "이틀 공연을 봤는데, 평소 잘 울지 않는 멤버들까지 울고, 팬들도 우니 너무 슬펐다"고 떠올렸다.

온라인에서도 절절한 목소리가 쏟아져나왔다. '시침 초침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트위터에선 '#워너원의모든길_역사로남아'란 팬들의 '실트총공'(실시간 트렌드 총공격)도 진행됐다.

 

                                                                             워너원 마지막 공연장 찾은 팬들 

◇ "행복했고 고마웠어요"…끝인사에 눈물바다

암전이 되고 멤버들이 리프트를 타고 떠오르자 함성은 돔 천장을 뚫을 기세였다.

"워너블, 소리질러!"란 외침으로 시작한 공연은 초반 흥겨운 분위기로 출발했다. 강다니엘은 "오늘은 무대를 부숴도 괜찮다"고, 배진영은 "고척돔을 불태우겠다"고, 옹성우는 "아름다운 청춘 영화 결말은 슬프지 않다"며 팬들의 에너지를 높였다.

이날 공연은 2017년 시작('비긴')부터 2018년 황금기('골든 에이지')까지 활동 512일의 기록을 훑었다.

'네버'를 시작으로 '에너제틱', '나야 나', '뷰티풀', '부메랑' 등 히트곡이 이어지자 객석의 떼창과 절묘한 추임새가 약속된 연출처럼 합을 이뤘다.

가로 50m 세로 20m 거대한 스크린 속 영상과 중앙에서 원격 조정돼 형형색색 바뀌는 너블봉은 화려함을 더했다.

솔로 무대도 멤버별 역량과 개성을 담은 구성으로 알차게 꾸몄다.

비의 대표곡 '레이니즘'을 선곡한 강다니엘은 강렬한 레이저 조명 아래서 지팡이 춤 등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줘 환호를 끌어냈다. "지금부터 멋진 래퍼가 돼보겠다"던 박우진은 랩을 쏟아내다가 민소매 셔츠를 찢으며 복근을 공개해 최고의 함성을 받았다. 윤지성은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를 부르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중간중간 삽입된 영상도 객석을 뭉클하게 했다. 멤버들이 서로의 의미를 들려주는 영상, '프로듀스 101' 시즌2 장면부터 신인상 수상 등 히스토리가 담긴 영상은 이들의 지난 시간을 한눈에 보여줬다.

팬들은 이들의 수고에 화답하듯 '묻고 싶다' 무대가 끝난 뒤 'Destiny♡'란 카드섹션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워너원 고별 콘서트 

 
점차 고조하던 슬픔이 터져 나온 것은 공연이 3시간가량 지났을 무렵. 멤버들이 마지막 코멘트를 할 때는 통곡에 가까운 눈물바다가 됐다.

황민현은 "워너원이란 이름으로 워너블을 부르는 마지막 날"이라며 "행복했고 고마웠다"고 눈물을 쏟았다.

박우진은 "마지막 날이 되니 실감 난다. 저희 11명 잊지 말아달라. 해주신 모든 것 잊지 않겠다"라고, 강다니엘은 "부산에서 멋모르고 올라왔는데, 저를 이끌어준 워너블. 지금의 강다니엘을 만들어줘 감사하다"고 눈물의 인사를 했다.

2017년 8월 고척스카이돔 콘서트로 정식 데뷔한 이들은 선배 그룹인 방탄소년단, 엑소와 함께 '엑방원'으로 불리며 '괴물 신인'으로 출발했다.

대다수 중소 기획사 연습생이던 '흙수저' 출신들이 기량이 성장하며 스타로 도약하는 과정은 워너블에게 '덕질'의 쾌감을 안겼다. 10~20대뿐 아니라 30~40대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팬층은 눈부신 활동으로 이어졌다.

2017년 8월 데뷔 앨범 '1X1=1(TO BE ONE)'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1¹¹=1 (POWER OF DESTINY)'까지 5장 앨범으로 총판매량(가온차트 2017·2018년 연간 결산 기준)이 340만장에 육박하는 화력을 보여줬다. 미국과 아시아 등 세계 14개 도시를 도는 월드투어를 펼쳤고, 2년간 연말 시상식도 휩쓸었다.

또 이들은 소속사가 다른 멤버들이 한 팀으로 뭉치는 최고 성공 모델이 되면서 여러 방송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드는 흐름도 만들어냈다.

이날 해산과 함께 멤버들은 소속사로 돌아가 각기 활동에 나선다. 윤지성, 강다니엘, 하성운, 김재환은 솔로 앨범을 내며, 옹성우는 드라마에 출연한다.

이날 공연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홍콩, 대만에서도 생중계돼 공연장을 찾지 못한 10만 명이 함께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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