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성 쌍둥이 형제 김규민·김규연, 올 시즌 공주고의 핵심
(부산 = 전상일 기자)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한화 이글스는 연고구단과 깊은 밀착도를 지니고 있다. 수시로 방문을 하며 선수를 관찰한다. 한화가 주최하는 ‘한화기’는 “전면이 되면 이렇게 좋은 대회가 없어질까봐 두렵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확실히 충남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작년 10월 한화기 당시. 한화 이글스 모 스카우트 관계자는 “공주고에 괜찮은 포수가 한 명 숨어있다”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당시 공주고는 빠르게 탈락을 하며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고, 그 말은 기억에서 잊혀졌다.
하지만 날카로운 송곳은 언젠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 2월 12일 진행된 공주고와 개성고의 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낸 포수가 한 명 있었다.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 대부분이 인상 깊었다고 말하는 그 선수의 이름은 공주고 3학년 포수 김규민(180/84,우좌,3학년)이다.
이날 김규민은 강한 어깨를 선보여 상대 팀 개성고 정원욱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 감독은 백넷 바로 뒤에서 김규민을 관찰하며 “바로 뒤에서 지켜보니 어깨가 상당히 좋다. 공주고에 좋은 포수가 숨어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경기를 지켜본 모 관계자는 “어깨에 비해 팝 타임이 아주 빠른 편은 아니다. 대략 2초 10정도가 나온다. 스윙만 좀 더 간결해지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블로킹에서도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투수들의 바운드되는 공도 무난하게 몸 앞에 떨구었고, 공을 주워 빠르게 1루까지 송구하는 연결 동작도 무난했다. 블로킹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은 골반 유연성이나 순발력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다는 의미. 앞으로 많은 경기를 지켜봐야겠으나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무난했다는 것이 이날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평가다.
오중석 공주고 감독은 김규민의 수비에 대해 좀 더 냉철하게 평가했다.
“수비가 어느 정도 올라온 것은 사실이다. 스로잉 할 때 힘을 주지 않고 스텝을 이용해 가볍게 던져도 어깨가 있어서 빠르게 간다는 것을 조금씩 인지하고 있다. 블로킹은 어릴 때부터 잘했다. 하지만 중학교 때 안 좋은 습관 때문에 상체가 뒤로 제껴졌다가 쓰러지면서 던지는 폼이 가끔 나온다. 그런 습관을 고치면 송구는 더 빨라질 것이다”
타격에서도 이날은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김규민은 개성고 투수진(3학년 장원록, 1학년 김성은 등)을 상대로 3안타를 뽑아냈다. 장타는 없었지만, 가볍게 툭툭 밀어치는 타격이 인상적이었다. 김규민은 작년 48타석 0.133의 타율 밖에는 기록하지 못했다.
오 감독은 김규민의 타격에 대해서는 아직 멀었다며 혹평한다. “아직 본인의 덩치와 파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체격과 힘이 좋아졌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조금 더 강하게 공을 때릴 수 있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작년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 것에 안도하고 있기도 하다.(김규민은 올해 창원 윈터리그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그가 프로 무대를 노린다면 반드시 보완해야하는 점이기도 하다.
오 감독은 “올해 우리 팀은 투수가 약하다. 누가 에이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전원 돌려막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야수 쪽에서는 괜찮은 선수가 있다. 특히 김규민·김규연 쌍둥이 형제가 주축이 되어야 한다. 올해 두 명의 분발이 필요하다”라며 팀의 전력을 자평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공주고는 개성고에 1-6으로 패했다.
작년 공주고는 제환유(두산 베어스)가 전체 19번에 깜짝 지명되며 드래프트장을 놀라게 했다. 과연 올해도 '숨은 보석' 김규민이 작년의 깜짝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리그 개성고전 공주고 라인업>
1번 손승민(3루수, 3학년) - 2번 김지용(중견수, 3학년) - 3번 김규연(유격수,3학년) - 4번 김규민(포수, 3학년) - 5번 김두현(2루수, 2학년) - 6번 전성빈(1루수, 2학년) - 7번 오영석(지명타자, 3학년) - 8번 황우영(우익수, 1학년) - 9번 김건호(좌익수, 3학년)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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