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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 타임슬립] 2년 전 한화가 뿌린 굵은 씨앗 노시환, 드디어 열매 맺나
[한통 타임슬립] 2년 전 한화가 뿌린 굵은 씨앗 노시환, 드디어 열매 맺나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5.23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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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에 8타수 4안타 맹타
- 하주석 대신해 유격수 수비도 무난하게 소화
- 빠른 배트스피드와 망설임 없는 스윙으로 이글스파크 들썩거리게 만드는 신예

2년 전 가을 2차 드래프트. 
당시 드래프트는 사실상 해외파 드래프트였다. 이대은, 이학주, 윤정현, 하재훈 등 좋은 해외파들이 많아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았다. 또한, 앞으로 나올 해외파들이 거의 없어 이번 기회에 즉시 전력감을 뽑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조성되어있었다. 그러나 3번째 순번을 잡은 한화의 선택은 달랐다. 주저 없이 고졸 선수에게 전체 1번의 지명권을 행사했다.

2년 전 한화 이글스가 고졸 전체 1번으로 지명한 대형 신인 노시환(한화, 20)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제공

 

 

노시환은 중학 시절부터 부산에서는 야구를 잘하기로 소문난 선수였다. 대천중 시절 140km/h를 넘는 공을 던졌던 2020 롯데 1차지명 최준용에게 백스크린을 맞히는 엄청난 대형 홈런을 때려냈다는 일화는 익히 알려져 있다. 김상욱 현 경남중 감독도 “중학교 때는 그냥 천재였다”라고 말할 정도다. 고교에 올라가서는 다소 방황을 했다. 타격 폼이 정립되지 않은 데다 서준원이라는 대형선수의 등장으로 그의 존재가 다소 가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9 드래프트 당시 노시환은 고교 선수 전체 1번의 순번을 받아들며 자존심을 챙겼다. 한화 이글스는 당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던 유격수 이학주나 좌완 프리미엄에 몸값도 저렴했던 윤정현(키움), 190cm의 우완 파이어볼러 송명기(NC), 190cm의 장신 좌완 이상영(LG)을 모두 거르고 노시환을 선택했다.(여담이지만 노시환은 한화가 선택하지 않았으면 바로 뒷 순번의 넥센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만큼 노시환은 드래프트에서 인기가 많았다)

 

 

2년전 고교생 노시환에게 사인을 받은 이 아이는 이미 스타를 알아보았다
2년전 고교생 노시환에게 사인을 받은 이 아이는 이미 스타를 알아보았다

 

 

노시환은 롯데 자체 내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을 정도로 좋은 선수였다. 김풍철 롯데 자이언츠 팀장 또한 “노시환을 두고서는 고민을 좀 했다. 150km/h를 쉽게 던지는 서준원을 거를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 너무 아까운 선수”라며 노시환을 인정했다.

당시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팀을 진두지휘하던 사람은 이정훈 前 팀장이었다. 이 전 팀장은 노시환을 가리키며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타자” 라고 말했다. 타자를 보는데 있어 남다른 견해를 지닌 이 전 팀장은 “유연성과 파워가 남다른 타자다. 몸이 부드럽고, 특히 맞는 순간에 공에 힘을 싣는 능력이 탁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야수로서 장거리 타자의 자질이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고교시절부터 나무 배트로도 제대로 맞으면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고, 2루타 등의 장타도 쉽게 양산해낸다. 빠른 공에 대한 대응력은 고교 때부터 상당한 수준이었다. 잘만 키우면 한화의 20년을 책임져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한화는 고민 없이 그를 선택했다.   

 

 

고교시절 그의 타격 폼
고교시절 그의 타격 폼

 

 

당시 노시환에게는 많은 약점이 있어서 과연 프로에서 통할겠느냐는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 전 팀장은 약점이 있지만 이를 극복해낸다면 좋은 선수라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전 팀장이 지적한 문제는 2가지. 첫 번째는 긴 히치 동작이다. 이것 때문에 시간차가 생긴다. 변화구에 대한 대응 문제 또한 이 부분의 시간차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윙은 최대한 간결하게 나와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몸쪽 공에 대한 대응능력. 스윙이 팔꿈치가 붙어서 간결하게 나와야 하는데 지나치게 퍼져 나오며 몸쪽 공에 힘을 실을 수 없어 생기는 문제다.  

하지만 노시환은 타격도 타격이지만 그 외 부대적인 조건도 좋았다. 투수로서도 145km/h를 뿌릴 정도의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었고, 3루 강습타구에 좋은 대응력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송구에 큰 부담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이는 유격수 수비를 소화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큰 경기에서도 강했다. 2018년 첫 대회인 황금사자기에서 야탑고 오원석(SK)에게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고, 청룡기 1회전에서는 만루에서 경북고 원태인(삼성)을 무너뜨리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기도 했다.(노시환에게 일격을 맞은 야탑고와 경북고는 모두 1회전 탈락했다.)    

그로부터 2년 후. 노시환은 투타에서 모두 발전을 이루어냈다. 타격에서 엄청난 배트스피드를 보여주며 모두를 놀래켰다. 숫제 공을 부숴버릴 것 같은 시원시원한 스윙은 보는 이들에게 청량감마저 불러일으켰다.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2루타를 뽑아냈기도 했다. 특히, 슈퍼루키 소형준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으로 밀어서 때려낸 홈런이나 다음날 김영규를 상대로 때려낸 빨랫줄 같은 홈런은 이 전 팀장이나 한화 이글스가 보고자했던 그림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나마 알려주고 있다. 

 

 

2경기 연속 홈런... 노시환, 드디어 꽃 피우나(한화 이글스 제공)

 

 

수비도 발전했다. 고교 때는 소화한 적이 없는 유격수 수비를 아직까지는 1군에서 무난하게 소화해주고 있다. 설령 3루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본적으로 풋워크나 운동능력이 어느 정도 있음을 입증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거포가 귀하다. 하물며 3루‧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는 거포 내야수는 말 그대로 금값이다. 2년 전 한화가 대전에 뿌린 씨앗이 그 열매를 맺을 것인가. 최근 노시환의 엄청난 활약에 대전 이글스 파크가 들썩이고 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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