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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고 인사이드] 23년만의 전국대회 4강 … 배재고의 2020시즌은 기대이상이었다  
[명문고 인사이드] 23년만의 전국대회 4강 … 배재고의 2020시즌은 기대이상이었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11.30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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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축 3학년들 대거 이탈로 최악의 상황에서 출발한 2020 시즌 
- 협회장기 4강진입하며 23년만에 4강 진출 쾌거
- 김성우, 편규민, 박영진 등 내년 주축 2학년들 맹활약으로 내년 시즌 기대
- 유신 최우혁, 덕수 임지혁 전학으로 마운드 한층 더 탄탄해져 

(한국스포츠통신 = 서울, 전상일 기자) 몇 승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과연 전국대회에서 1승을 거둘 수 있을까 의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목표를 초과달성 했다. 무려 23년만의 4강 진입이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소수정예 군단 서울 배재고 이야기다. 

 

 

배재고는 ‘자율형사립고’다.  
자사고도 각 학교 별로 인원 차이가 있는데, 배재고는 한 학년에 뽑을 수 있는 인원이 7명밖에 안 된다.(일례로 휘문고는 같은 자사고지만 14명이다) 서울시 최저다. 장충, 배명 등 일반계 고교가 많게는 40명 가까이 되는 신입생을 받는 것에 비하면 1/5밖에 안 되는 인원이다. 그나마 추가로 명문고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전학생을 받아서 전력을 보강하는 것이 배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전력보강 이다. 어찌어찌해서 2~3명의 선수를 추가로 받아서 23명 정도의 선수단을 구성해도 부족한 숫자다.

 

작년 전국대회 8강에 큰 역할을 했던 신우열
작년 전국대회 8강에 큰 역할을 했던 신우열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쉽지 않았다. 
배재고는 1997년 봉황대기에서 4강에 진입한 바 있다. 그 이후 한 번도 4강에 진입하지 못했다. 특히, 투수 숫자가 너무 부족하다. 이제는 고교 야구도 투수와 야수를 겸하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또한, 투수와 야수를 동시에 겸할 수 있는 안재석, 송호정 같은  특급 선수가 배재고에 올 리도 만무하다.(두산 1차지명 안재석은 배재중 출신이기도 하다) 서울, 덕수, 휘문 등 명문고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권 감독의 고민이 있다.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되었지만 대학행을 선택한 장민호

 

하지만 작년 배재고의 약진은 눈부셨다. 무엇보다 전학생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신우열, 김한별, 황재영, 안효빈, 차민혁 등의 조화를 바탕으로 8강에 진입했다. 올해는 더욱 약세가 예상되었지만, 23년만에 협회장기 4강에 진입했다. 모든 3학년들이 똘똘 뭉쳐 경기에 임고 주축 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신구조화도 훌륭했다. 

특히 투타 모두에서 맹활약한 장민호(배재고 3학년)의 역할이 컸다. 장민호는 작년 겨울 본지에서 만일 배재고에서 프로 지명이 된다면 가장 확률이 높은 선수라고 소개한바 있었다. 비록 준결승전에서 허성우(세광고 3학년)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그 이전까지 14.1이닝 4실점, 타자로서는 12타수 6안타 0.500으로 팀을 4강까지 끌어올린 주역이었다. 그는 협회장기의 활약을 발판 삼아서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 받았다. 하지만 프로 입단을 마다하고 대학입학을 선택하는 소신을 발휘하기도 했다. 여기에 유격수 박찬형, 외야수 김성재(이상 3학년) 등도 협회장기에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배재고의 2021년 에이스 편규민

 

또 하나의 성과는 내년 주축이 될 2학년들의 활약이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편규민(2학년)이다. 큰 경기에서는 대부분 편규민이 등판 하곤 했다. 23년만의 4강전에서 5이닝을 막아주며 SK에 지명된 세광고 조병현과 맞대결 했던 선수이기도 하다. 협회장기 이전까지는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았다. 3학년들의 이닝을 채워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협회장기에서만 무려 13이닝을 던졌다. 이미 스피드가 140km/h에 육박하고,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춰 내년 배재고의 제1선발 자리를 사실상 찜했다. 

 

배재고의 2학년 유격수 박영진

 

내야수 박영진(2학년)도 힘을 보탰다. 내년 시즌 유격수 자리를 책임질 선수다. 강남중 시절부터 정확한 타격이 주특기였던 선수로서 협회장기에서는 21타수 7안타 0.333의 타율로 톡톡히 자신의 몫을 했다. 

김성우(2학년)도 마찬가지다. 안겸과 함께 번갈아가며 안방을 지킨 김성우는 공수에서 팀에 공헌했다. 협회장기 4강전에서는 조병현을 상대로 홈런성 2루타 등 2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역시 내년 시즌 확고부동한 주전포수이며, 편규민과 함께 프로지명 후보다.  또한, 배재고의 내년 시즌 주장이기도 하다. 

 

배재고의 신임 주장 포수 김성우
배재고의 신임 주장 포수 김성우

 

권 감독은 작년 속이 말이 아니었다. 아쉬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8강 문턱에서 충훈고에게 안타깝게 패배하며 눈앞에 있는 4강을 놓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프로 지명은 더 안타까웠다. 김한별(NC)을 제외하고 프로에 단 한 명도 지명되지 않았다. 김한별 이외에도 좋은 선수가 많았던 배재고였기에 속상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서울시에서도 타격 랭킹 1위였던 신우열의 미지명은 김 감독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4강권 전력이 나오지 않았다. 전국대회 16강이나 가면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선수단 전체가 똘똘 뭉쳐 권 감독 부임 이래 최초로 4강에 진입했고, 준결승전에서도 우승 후보 세광고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 

 

4강진출을 성공한 뒤 단체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배재고 선수단

 

서울 배재고는 언더독이다. 소수의 인원으로 다수의 팀을 상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배재고가 일궈낸 성과는 자랑스럽기만 하다. 권 감독 또한 “우리 팀에서 이정도면 충분히 자랑해도 되는 것 아닌가.”라며 뿌듯해할 정도다. 

배재고는 내년에 더 강해질지도 모른다. 
즉시전력 투수 전학생을 두 명이나 받았기 때문이다. 최우혁(2학년)이 유신고에서 전학 왔다. 최우혁은 이미 145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진다는 소문이 퍼져있을 정도여서, 더욱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덕수고에서는 좌완 투수 임지혁(2학년)도 전학 왔다. 편규민(2학년)이 외롭게 지키던 마운드가 두터워졌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소수 정예 서울 배재고의 2021 시즌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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