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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미친’ 김병휘, 휘문고전 5타수 5안타 4타점 폭풍질주 Start
‘단단히 미친’ 김병휘, 휘문고전 5타수 5안타 4타점 폭풍질주 Start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6.07 0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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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2경기 출장 타율 0.452에 9도루 … 후반기 맹활약으로 유격수 경쟁 본격 참여

야구에서는 종종 ‘미쳤다’는 표현을 쓸 때가 있다. 
딱히 근거를 대기 힘든 절정의 활약으로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선수를 일컬어 ‘미친 선수’라고 표현한다. 이날 김병휘가 그랬다. 미쳐도 단단히 미치며 현충일을 생애 최고의 날로 만들었다. 김병휘는 6월 6일 신월 야구공원에서 열린 휘문고와의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5타수 5안타 4타점 4득점 1도루를 기록한 만점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 경기 5안타는 고교 입학 후 처음이다. 상대가 휘문고라는 것은 더욱 의미가 깊다. 휘문고는 전반기에서도 6승 1패를 거두었으나 승자 승에 밀려 2위에 머물렀던 서울 최고급 전력의 팀이기 때문이다. 

 

 

단단히 미친 김병휘, 6월 6일 휘문고전 5안타 작렬

 

 

경기 시작부터 징조가 좋았다. 김병휘는 1회 첫 타석에서 빗맞은 유격수 쪽 내야안타로 살아나갔다. 타구가 느려 유격수 문상준이 도저히 잡아낼 수 없는 타구였다. 예상치 못한 행운을 얻은 김병휘의 방망이는 2회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박주혁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뽑아낸 후 도루까지 성공하며 득점까지 했다. 

3회에는 대형타구를 날려 보냈다.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3루타를 때려냈다. 맞는 순간에는 대다수 사람이 홈런이라고 직감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그의 불방망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회에도 안타, 6회에는 2루타를 때려내며 기어이 전 타석 안타를 만들어냈다. 5타수 5안타 4타점 4득점. ‘강호’ 휘문고를 콜드게임으로 격파한 장충고의 선봉장은 김병휘 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김병휘는 경기 후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타격은 한 번도 신경 써 본 적이 없다. 당일 컨디션이 중요한데 오늘 몸 상태가 좋았던 것 같다.”라는 지극히 상투적인 멘트로 경기 소감을 대신했다. 3회 홈런성 타구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홈런에 대해서는 한 번도 욕심을 가져 본 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다만 그는 뼛 속까지 유격수였다. 5안타보다 6회 실책이 마음에 많이 남는 듯했다. 6회 김병휘는 엄문현의 3유간 깊숙한 타구를 잡아 노바운드로 송구했으나 그것이 빠지며 실책을 기록했다. “처음에 미끄러워서 원바운드 던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잡으니까 안 미끄러워서 노바운드로 던지다 실책이 되었다”라며 아쉬워한다. 

 

 

6월 6일 경기 후 신월구장에서 만난 박주홍과 김병휘 

 

 

김병휘는 잘 알려진 대로 혼혈 선수다. 외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홍은중 시절부터 통솔력이 뛰어나고 근성이 강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홍은중 3학년 당시에도 주장이었다. 고교에 와서도 장충고 코칭스태프는 부담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김병휘에게 많은 짐을 지운다. 그가 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다. 공격, 수비, 주루의 핵이기 때문이다. 김병휘가 빠지면 공‧수‧주의 핵이 빠져버리기 때문에 대체할 수 없다. 이날까지 전 경기에 출장했고 2경기(4타석)을 제외하고 전 경기 5타석 이상을 들어섰으며 실책도 이날 포함 3개로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면서도 0.452에 9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9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김병휘

 

 

김병휘는 그간 세 가지 단점 때문에 평가절하를 당하기도 했다. 유격수로서 과거보다 체중이 불며 순발력이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점, 신장이 작아서 파워가 부족하다는 점, 상대적으로 부족한 방망이 등이 약점으로 지적되어왔다.

그러나 올 시즌 김병휘는 그런 약점들을 하나하나 극복해가는 모양새다. 안정적인 수비에 더해 기동력-파워 등을 스카우터들 앞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서울 3개 구단 스카우터들은 “오늘 몇개 째야? 갑자기 왜 저래?”라고 수근거리며 그의 활약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현재 유격수 판도는 박민, 이주형 등을 필두로 여러 선수가 거론 되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김병휘의 이름은 많이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반드시 그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지도 모른다. ‘단단히 미친’ 그의 폭풍질주가 막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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