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27년 전 대통령배 MVP 김승관 감독에게 4강 선물한 이승현 … 삼성도 가능할까
[현장이슈] 27년 전 대통령배 MVP 김승관 감독에게 4강 선물한 이승현 … 삼성도 가능할까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12.22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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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시즌 김진욱, 이의리, 장재영과 함께 4대 유망주
- 언제든 105개 던질 수 있는 스테미너, 연투능력, 경기 운영능력 돋보여
- 현장에서 황동재, 허윤동보다 나은 자원으로 평가 … 내년 시즌 기대치 Up
- 오재일 영입, 용병 재계약 등 삼성 윈나우 천명 … 중간 우좌 이승현 듀오 결성?
- “대통령배 이끌어준 승현이에게 너무 고마워 … 삼성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길”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야탑고와 대구상원고의 대통령배 8강전이 있던 8월 19일. 대구상원고는 예상을 깨고 이승현의 역투를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올 시즌 하루 2승을 달성한 유일무이한 고교 투수가 되는 순간이었다. 

8월 16일 울산공고전 4.2이닝을 시작으로 8월 18일 마산고전 저녁 경기에 2이닝 다음 날 서스펜디드로 이어진 8월 19일 아침에 4이닝, 그날 저녁에 3.1이닝을 투구했다. 대통령배에서 총 14이닝을 투구해서 실점은 단 1점. 탈삼진은 무려 17개를 잡아냈다. 단 하나의 공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대치를 던졌다. 우승은 김진욱(롯데)을 앞세운 강릉고가 거머쥐었지만, 대통령배 최고 투수는 이승현이라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 없었다.

 

 

김승관 감독 부임 첫 해에 전국대회 4강을 선물한 이승현

 

김승관 감독 또한 대구상고 재학시절 대통령배와 인연이 있었다. 1993년 당시 성남고를 8-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2학년으로서 대회 MVP를 수상한 것이 김 감독이다. 이승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국 최고급의 우 타자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무려 27년이 지나 모교의 감독으로 자리 잡은 첫 대회 인만큼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첫 대회에서 4강의 성적을 선물 한것이 제자 이승현이다. 사실 그 대회는 이승현의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 머리를 짧게 깎고 “나에게는 이 대회가 고교 마지막이다. 무조건 내가 이끈다.”라는 결연한 의지를 불태웠다. 김진욱과의 대결도 OK. “결승에서 만나면 좋죠.”라고 말할 정도로 각오가 상당했다. 

대구상원고는 올해 프로지명 선수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약했다. 황금사자기에서도 1회전 탈락했다. 하지만 에이스가 돌아오자 팀은 똘똘 뭉쳤다. 에이스가 뒤에 있다는 그 믿음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돌아온 탓이다. 

 

 

3억 5천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이승현

 

삼성은 대통령배에서 팀을 이끈 이승현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삼성 최무영 팀장은 “가볍게 던지니까 공의 위력이나 타점이 더 좋아졌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민수 스카우터도 “원태인처럼 체인지업을 장착하는 등 발전한다면, 팀에 큰 보탬이 될 선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타 구단 관계자들도 이승현을 김진욱-이의리와 동급 최고 투수로 꼽는데 이견이 없었다. 특히, 천하의 야탑고를 상대로 투구 수 45개 이내 미션으로 3.1이닝 5K를 잡아내는 경기 운영에 혀를 내둘렀다. 3억 5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 설정은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김 감독은 “삼성 관계자들이 대통령배 승현이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고 들었다. 승현이가 고생을 많이 했지만, 팀 성적과 계약금에서 모두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라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팀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이승현... 중간 우좌 승현 듀오 결성? 

 

이승현은 원태인, 황동재와는 다른 왼손 투수다. 작년 1라운드 허윤동보다 구위가 좋은 데다  나오면 105개를 던질 수 있는 스테미너와 연투능력이 있다. 팀 전력과 무관하게 경기를 끌어갈 수 있는 평정심을 지닌 투수라는 것도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최 팀장 또한 황동재, 허윤동보다 좋은 자원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원태인, 최충연급 성장 기대치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오재일을 영입하고, 외국인 투수 두 명과 재계약하는 등 명확한 윈나우를 천명했기에 더욱 이승현에게 눈길이 쏠린다. 선발로 진입하면 금상첨화지만 당장 그정도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우완 이승현과 중간에서 '쌍'승현 듀오만 결성되어도 삼성 불펜은 더 강해진다.

 

“2020년 수고 많았다. 프로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어라. 승현아 사랑한다.” 

 

야탑고와의 경기가 끝난 직후 이승현은 조용히 김 감독에게 다가가 공 하나를 내밀었다. 모교 선배이자 삼성 선배이기도 한 김 감독에게 사인을 받고 싶어서였다. 

김 감독은 조용히 펜을 들고 10분 동안이나 길게 글을 썼다. 주변에서 “공에 편지를 쓰느냐.” “혹시 우는 거 아니냐.”라며 놀려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심혈을 기울여서 한 글자, 한 글자를 이어나갔다. 내년 애제자의 약진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으려는 것처럼. 

김 감독이 이승현에게 건넨 공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다.  

“2020년 수고 많았다. 프로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어라. 승현아 사랑한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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