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cm 장신 좌완 투수 프로 관계자들 주목 … 1학년 때 이미 138km/h 소식도
- 봉황대기 9이닝 1피안타 16K 1실점의 역투로 서울고 준우승 이끌어
- 구위 향상 관건... 내년 상위지명 관찰대상으로 우뚝
- 2021시즌 우완 김서현과 서울고의 비밀병기로 활약 예정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2020년 3월 경동고 운동장.
충암고와 경동고의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당시는 코로나19 이후 첫 공식 연습경기가 펼쳐지던 날이었다. 충암고의 윤영철, 이태연(이상 2학년)이 등장하자 스카우트 관계자들은 서울권 1학년 좌완 투수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전다빈(190/80,우좌,2학년)이었다. 당시 두산 윤혁 스카우트팀 부장은 기자에게 “전다빈이 연습경기에서 138km/h가 나오더라.”라고 귀띔했다. 그가 이미 프로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전다빈은 드디어 봉황대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경동고, 세광고, 북일고, 유신고 등 강팀들을 상대로 중간에서 9이닝 1실점의 역투를 선보였다. 타선에서 이재현(3학년)이, 마운드에서 이병헌(3학년)이 역할을 해줬다면 중간에서 팀의 교두보 역할을 해준 것은 단연 전다빈이었다.
그는 늘 위기 때 등판했지만, 피안타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1피안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탈삼진 개수. 9이닝 동안 무려 16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큰 키에서 떨어지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춤을 췄다. 제구가 워낙 좋은데다 안으로 파고들고, 바깥으로 휘어지는 팔색조 변화구에 타자들이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높이가 있어서 더욱 그러했다.
이런 유형의 투수를 경험하지 못한 타자들은 추풍낙엽으로 무너졌다. 그의 독특한 백스윙은 더욱 타이밍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다만, 살짝 아쉬웠던 것은 구속. 봉황대기에서 전다빈은 구속이 크게 떨어졌다. 이따금 130km/h 중반이 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 130km/h 초반에서 패스트볼 구속이 형성되었다.
전다빈의 공을 지켜본 서울권 A구단 관계자는 “제구와 경기운영 능력은 너무 좋다. 왼손 투수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모두 던질 줄 아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구속이 너무 안 나온다. 완전한 기교파 유형의 투수인데, 구속이 얼마나 증가하는지가 관건이다. 프로에서 어느 정도 구속이 담보되지 않으면 변화구가 통하지 않는다. ”라며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고 강지헌 투수 코치는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전다빈이 봉황대기 당시 몸이 좋지 않은데도 등판을 했다는 것이다. 강 코치는 “다빈이가 제일 고생했다. 투수 코치로서 고마웠다. 김서현‧박건형이 재활 중이었고 3학년들이 앞과 뒤를 맡았기 때문에 중간을 맡길 투수가 없었다. 다빈이는 130km/h 후반은 무난히 던지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아직 1학년인데 급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강 코치는 전다빈의 개성을 최대한 인정해주고 있다. “타점도, 백스윙도 본인의 스타일에 맞추고 있다.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자신에게 잘 맞는 폼이 있다. 정형화된 폼을 강요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한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큰 키와 제구력, 변화구 구사능력.
190cm의 좌완 투수인데다 체중이 고작 80kg밖에 되지 않는 깡마른 체격이다. 구속 상승 여지가 높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손재주가 좋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완성도가 모두 괜찮다. 오히려 변화구에 의존한 투구를 경계할 정도다.
이 말은 구속이 140km/h 이상으로만 올라가도 상위지명 후보라는 말과 동의어다. 드래프트에서 가장 값어치가 높은 것이 좌완 투수다. 장신이면 말할 필요가 없다.
올해 서울고 마운드는 이병헌, 김훈기, 이유민 등 3학년이 축이 된다. 하지만 서울고의 진짜 무서움은 3학년 뒤에 버티고 있는 2학년에 있다. 특히, 우완 김서현, 좌완 전다빈은 중학시절 서울에서 소위 ‘날렸던’ 투수들이다.
많은 관계자가 서울고를 2021시즌에도 우승후보로 꼽는 것은 항상 안정적인 전다빈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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