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학교의 전학생으로 팀 구성 … 이규태, 김동휘, 김성호, 이정인 등이 주축
- 작년 주말리그에서 휘문고 등을 꺾고 2승으로 작은 성과도
- 마운드가 많이 약해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관건
- “같은 창단 팀 컨벤션고와는 다른 점진적이고 탄탄한 성장 기대”
(한국스포츠통신 = 서울, 전상일 기자) 어느 날 서울컨벤션고와 동산정보산업고의 연습경기.
동산정보산업고는 컨벤션고를 격렬하게 몰아붙였다. 당시 유영원 감독은 “동산 선수들의 방망이가 살벌(?)하다. 투수만 좋으면 일을 내겠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작년 컨벤션고는 신생팀으로 대약진을 기록했다. 조원빈, 강산, 신동준, 이준혁(이상 3학년) 등 좋은 선수를 수급하며 일약 서울권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외야수 조원빈은 올해 1차지명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 컨벤션고와 비슷한 시기에 창단된 신생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바로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동산정보산업고다.
동산정보산업고는 전영길 감독이 이끌고 있다. 과거 초등학교에서 오랫동안 몸담았던 지도자다. 고명초, 효제초, 백운초 등을 이끌었다. 박용택‧김민성(LG트윈스) 등이 전 감독의 제자다.
동산정보산업고의 작년 성적이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주말리그에서 휘문고를 꺾는 등 2승이라는 작은 성과도 거두었다. 2021년 주장은 김성호(3학년). 덕수고에서 전학 온 선수로 주전 유격수다. 신장이 크지 않지만, 타격이 괜찮은 내야수라는 평가다. 다만, 송구 동작 등 수비에서는 좀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안방마님은 이규태‧김동휘(이상 3학년)가 맡는다. 대부분 경기에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지명타자와 포수를 소화하고 있다. 이규태는 타격이 좋고 활발하다. 끊임없이 투수를 격려한다. 대치중 시절 주장으로 팀의 우승을 이끈 경력이 있다. 올 시즌 서울권을 뜨겁게 달굴 역삼초 5인방 중 한 명이다.(당시 역삼초 어유삼 감독 또한 동산정보산업고의 코치로 있다.) 김동휘는 미트질과 타격이 좋은 선수다. 전체적으로 기량이 안정적이지만, 성격이 너무 조용한 것이 아쉽다. 성남고에서 전학 온 선수다.
내야수는 3루수가 김민서(3학년)와 이루하, 2루수로 김도영과 김성현(이상 3학년)이 번갈아 들어가게 된다. 3루수 김민서는 부상으로 봉황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현재는 건강한 모습으로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뒤를 받치는 1학년 이루하는 타격이 아쉽지만, 어깨가 강하고 송구능력이 좋은 3루수다. 2루수 김도영은 소위 ‘공을 때리는 능력’이 좋은 선수다. 동작도 부드럽고 공을 빠르게 뺄 줄 알고 잘 움직인다. 팀 내에서 수비능력만 보면 최상급 선수라는 것이 코치진의 판단이다.
1루수는 이정인(2학년)이 들어간다. 만약, 동산 출신의 첫 프로 선수가 나온다면 이정인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현장은 기대하고 있다. 덩치가 크고, 파워가 좋은 왼손 타자다. 지난 봉황대기 서울고전에서 4번 타자로 나섰다. 컨벤션고와의 연습경기에서는 홈런성 2루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성지고를 자퇴하고 재입학한 특이한 경력이 있다.
현재는 1루수로 나서고 있지만 내년에 안방을 지키게 될 전망이다. 중앙고 서효인 감독은 “저 선수가 누구인가. 치는 것이 부드럽다. 동산정보산업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다. 소질이 있어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외야수는 배현상, 전현준, 권혁채(3학년) 등이 고루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배현상은 신장이 매우 큰 선수다. 185cm다. 팀에서도 타격 쪽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다만, 적극성이 아쉽다는 것이 코치진의 현장평이다.
권혁채는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팀을 이끌어야하는 선수다. 부상으로 1년을 쉬는 불운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건강하게 팀에 합류했다. 현재 동산정보산업고 타선은 권혁채, 김성호, 배현상, 이규태(김동휘), 이정인으로 구성될 것이 매우 유력하다.
사실, 신생팀의 가장 큰 문제는 타선보다는 마운드다. 동산정보산업고도 예외는 아니다. 덕수고에서 전학 온 김태양(3학년)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또한, 장승현(3학년)이 허리 부상 재활을 마치고 팀에 합류한다. 이동화나 유동훈(이상 3학년)도 구속이 계속 느는 중이다. 현재 이민규(3학년) 등이 분발하고 있지만 매우 버겁다.
약한 마운드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1학년의 투수 전향이다. 김민준, 임준하 같은 가능성 있는 1학년 전학생들이 투수로 전향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김민준은 현재 구속이 130km/h에 육박한다는 소문이다. 장충고에서 전학 온 왼손 임준하도 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할 수 있는 구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체 평가다. 최유건 투수 코치는 "민준이는 조금 더 해야한다. 하지만 준하는 투입될 것이다. 조만간 연습경기에서부터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산정보산업고는 컨벤션고와 비슷한 시기에 창단되어 함께 리그에 참여했다. 당연히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팀은 지향하는 '운영의 궤'가 약간 다르다. 명문 팀으로의 빠른 성장보다는 점진적이고 알찬 성장을 지향한다. 상처받은 아이들이 스스로를 치유하며 즐겁게 야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전 감독의 야구관이다.
아직 학교 사정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구색은 갖추었다. 아담하지만 수비 훈련을 할 수 있는 그라운드가 있고, 건물 옥상에 주변 경관이 훤히 보이는 불펜피칭장도 마련했다.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넓은 실내배팅장도 있다.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약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마지막 희망을 품고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약한 전력은 연습량과 열정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안다.
실내연습장에서 배팅을 치는 선수들의 땀이 찬 공기와 뒤섞이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들은 오늘도 힘차게 달린다. 내일은 명문고를 꿈꾸며.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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