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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기] '강호' 진흥고에 맞선 강원고 임지훈 – 임지민, 형제는 용감했다
[협회장기] '강호' 진흥고에 맞선 강원고 임지훈 – 임지민, 형제는 용감했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7.31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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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무사 만루 구원 등판 임지훈, 6.2이닝 2실점 역투
- 1학년 포수 임지민, 침착하게 투수들 리드
- 강원고, 전라권 강호 광주진흥고 맞아 예상 밖의 선전

강원고는 이번 협회장기 이전까지 1승도 하지 못했다. 
사실 성적을 기대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일지 모른다. 창단한 지 5년밖에 안 됐다. 총원은 22명뿐이고 3학년은 고작 5명. 선수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대표적인 팀이 강원고다. 강원도에는 팀이 많지 않다. 관내의 유일한 중학교인 춘천중을 졸업한 선수 중 뛰어난 선수는 서울‧강릉 쪽으로 빠져나간다. 신입생 정원은 15명 정도지만, 총원을 채울 가능성은 없다.  

 

 

무서운 발전속도를 보여주는 임지훈

 

 

그런 환경이다 보니 이번 협회장기에서 진영고를 꺾고 올 시즌 첫 승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그 누구도 광주진흥고의 콜드게임 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광주진흥고는 전국대회 8강 정도는 충분히 갈 수 있는 전력이고 무엇보다 강력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한 우승후보 중 한 팀이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진흥고의 김윤식(180/83, 좌좌, 3학년), 박성역(180/90, 우우, 3학년), 김성민(182/92, 좌좌, 3학년), 이동환(190/90, 우우, 3학년) 등은 모두 지역을 대표하는 좋은 투수들이기에 투수력의 차이가 극심했다.  

그러나 그들의 저항은 거셌다. 비록 진흥고 좌완 에이스 김윤식의 역투에 밀려 3-7로 패하기는 했지만, 오철희 감독이 아껴두었던 에이스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게 만든 그들의 저력은 놀라웠다. 강원고가 이토록 선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임지훈(181/70, 우우, 3학년) - 임지민(175/65, 우우, 1학년) 형제의 맹활약 덕분이었다. 

 

 

 

 

특히 임지훈의 활약이 돋보였다. 형 임지훈은 강릉고에서 전학을 온 선수다. 이유는 간단하다. 투수가 하고 싶어서였다. 즉 투수를 시작한 지 고작 5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간간히 마운드에 서기는 했으나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러나 임지훈의 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였다. 최고구속이 138km/h까지 올라왔다. 물론 대부분의 공이 133~135km/h사이였지만 이 정도만 해도 놀라운 발전이다. 

임지훈은 신동화에 이어 1회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침착하게 위기를 2점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계속된 0의 행진. 비록 산발적인 장타를 맞으며 실점을 하기는 했으나 6.2이닝동안 그의 실점은 고작 2점뿐이었다. 전국대회의 강호를 상대로 약 7이닝을 2실점으로 버텨줄 수 있는 투수를 강원고도 보유한 것이다. 

 

 

 

 

 

강원고 투수코치는 "기자님~ 지훈이 정말 많이 늘었죠? 저도 놀랐습니다."라며 경기 후 대놓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이날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찾아온 한일장신대 이선우 투수 코치 또한 "정말 좋아졌다. 저렇게 짧은 시간에 좋아지기는 쉽지 않은데… 소질이 있는 선수 같다. 우리 대학에 원서를 썼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웃기도 했다. 

임지훈의 강점은 아직 체격적으로 완성되지 않았고 투수 구력도 짧지만 제구가 좋고, 공을 쉽게 던진다는 점이다. 비록 장타를 맞을지언정 볼넷을 허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승부를 들어가는 부분이 임지훈의 장점이다. 그러다보니 상당히 긴 이닝을 버틸 수 있다. 우타자 몸쪽 승부가 좋고, 팔 스윙도 부드럽다. 무엇보다 임지훈은 침착하다. 절대 흥분하거나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다. 늘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공을 던지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1학년생 주전포수 임지민

 

 

협회장기 진흥고전에서 실점을 막아내고 있는 임지민

 

 

동생 임지민은 1학년이다. 강원 춘천중을 졸업하고 올해 강원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새내기다. 3학년 포수 김태훈(187/92, 우우, 3학년)이 팔꿈치 부상으로 공을 던지기 힘들어 대신 마스크를 쓰고 있다. 빼빼 마른 체격이지만 임지민의 가치는 강한 어깨에 있다. 팀 내에서는 가장 강한 어깨를 지니고 있다. 내년에는 투수로도 한번 써볼까 고민할 정도로 좋은 어깨를 지니고 있고 ‘팝타임’도 상당히 빠르다. 순발력도 좋아 여러 가지로 좋은 포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 3년간 강원고의 안방을 든든하게 지킬 차세대 자원이다. 

임지훈은 "동생이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하다."라며 동생을 치켜세운다. 
그러면서 "리드의 주체는 내가 아닌 지민이다. 내가 형이라고 해서 나의 마음대로 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지민이의 리드에 따라갈 뿐이다."라고 말했다.  

 

 

 

후회없이 맞서 싸운 임지훈-임지민, 그들은 경기 후 웃고 있었다.  

 

 

비록 경기에 패했으나 형제의 얼굴은 결코 어둡지 않았다.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는 만족감이 그들의 얼굴에 스며있었다. 형제는 용감했고, 그들은 그렇게 또 한 뼘 성장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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