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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 5이닝 무실점 강릉고 김진욱, 최고 이변의 주인공이 되다.
[황금사자기] 5이닝 무실점 강릉고 김진욱, 최고 이변의 주인공이 되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5.22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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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6K 무실점으로 충암고 타선 잠재워 … “멀리서 온 만큼 우승하고 돌아가겠다”

5월 21일 황금사자기 대회 2회전. 이 날 경기를 지배한 것은 1학년 김진욱(178cm/80kg, 투수, 1학년)이었다.

사실 김진욱은 아는 사람들은 아는 훌륭한 투수였다. 그는 신곡초등학교 - 수원북중을 나왔다. 경기도 권에서 나름 유명한 투수이기도 했다. 작년 제 47회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에서 수원북중을 창단 36년 만에 첫 우승으로 이끌며 우수투수상을 받았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모인 각 팀 감독들도 “공은 그렇게 빠르지 않은데 몸이 유연하고 제구가 참 좋다. 또한 큰 경기를 많이 해봐서 담력도 좋은 선수”라고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진욱(178cm/80kg, 투수, 1학년)

 

현장의 평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교에 입학한지 이제 겨우 3개월째이지만 중학생 때보다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상대팀 1학년 에이스 강효종보다 공은 느렸지만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상대 타선을 1안타 3사사구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특히 2회 1사 만루라는 큰 위기에서 등장해서 뜬공과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 짓는 모습은 그가 여타의 1학년들과는 급이 다른 큰 가슴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타자 몸 쪽을 파고드는 직구와 떨어지는 슬라이더, 느린 커브 등이 잘 배합되자 충암타자들은 김진욱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2회 1사 만루에서 등판해서 위기를 잘 넘긴 김진욱

 

“처음에 올라갈 때는 정말 많이 떨렸어요” 라고 인터뷰를 시작하는 김진욱. 정신이 없다보니 오늘은 그냥 포수가 리드하는 대로 최대한 던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오늘 경기를 자평한다. 포수를 믿고 던진 무심투구가 큰 힘을 발휘한 셈이다. 경기 전 감독님도 “너무 잘할려고 하지 말고 평소에 하던 대로 해라” 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김진욱은 직구, 커브, 체인지업 3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이날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직구였다. 우타자 몸 쪽을 찌르는 코너워크가 완벽했다. 그 스스로도 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직구가 잘 통하다보니 커브나 체인지업이 큰 힘을 발휘한 것 같다며 웃는다.

이날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은 130km초반의 구속이다.  고교생 치고는 빠르지 않은 구속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호투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정도 직구 스피드로도 코너워크만 잘되고 타자의 허를 찌르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라고 말한다. 본인 스스로도 도망가지 않고 타자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나의 주무기는 직구, 커브 , 슬라이더"

 

김진욱이라는 투수를 정의해달라는 다소 난해한 질문에도 “배짱 있게 도망가지 않는 투구를 하는 투수가 김진욱이다. 볼이 그렇게 빠르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맞춰 잡으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주눅 들지 않는다. 좀 더 집중해서 투구하고 타자와의 머리 싸움에도 집중 한다”라고 당찬 어조로 말한다. 그리고 그의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이날 완벽투로 증명해냈다.

그의 롤 모델은 류현진이다. 같은 왼손잡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게임운영을 정말 잘하는 투수이기 때문이란다. 물론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충암고는 서울권역의 강팀이다. 또한 오늘 경기에서 맞붙은 강효종은 같은 학년의 경쟁자이기도 하다. 그 또한 강효종을 기억하고 있었다. “수원북중 시절에 타자로서 만나본 적이 있다.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훨씬 더 잘해서 기분 좋다” 라고 말한다. 어차피 같은 팀이기에 크게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7회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김진욱

 

이번 황금사자기에서 강릉고가 충암고를 콜드게임으로 완파할 것이라고 예상한 팀은 많지 않았다. 김진욱은 “우리 팀은 이번 황금사자기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팀 훈련은 기본이고 선수들이 똘똘 뭉쳐 개인훈련도 열심히 했다”라고 자평한다. 우리 강릉고가 매스컴이 주목하는 스타 선수는 부족할지 몰라도 팀 워크 하나만큼은 전국 최강임을 자부한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황금사자기 최종 목표를 물었다. 

“우리 팀은 멀리서(강릉) 왔다. 먼 곳에서 온 만큼 차비가 아까워서라도 반드시 우승하고 돌아가겠다” 라고 1학년다운 패기 어린 목표를 밝혔다. 

다음 상대는 이번 대회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덕수고. 과연 강릉고와 김진욱이 황금사자기 최고 이변의 주인공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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