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분위기 유지하길…아이들 즐거운 농구하길 바라”
“숙명의 분위기 유지하길…아이들 즐거운 농구하길 바라”
  • 신재영 기자
  • 승인 2017.12.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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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에 위치한 숙명여자중학교는 1926년 농구부를 창단해 92년째 운영 중이다. 100주년을 앞두고 창단 이래 최고의 성과를 거둔 숙명여자중학교는 공식경기 무패 행진을 시작으로 서울시 대회 우승, 전국대회 4회 우승을 거두며 2017년을 마무리했다.

 

최고의 한 해를 함께한 나원열 농구부장은 “2017년 경기 및 대회를 포함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54회 춘계 전국 남녀 중고 연맹전(영광대회) 출발 전 교장‧교감 선생님께서 결승에 가면 응원가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결승까지 가더라고요. 그때 삼천포에서 경기를 치렀는데 교장‧교감 선생님께서 아이들과의 약속을 위해 삼천포까지 오셨어요.”라고 말했다.

 

숙명여자중학교의 나원열 농구부장과 우정한 감독

 

특히 “제46회 전국 소년 체육대회에서는 전임 교장 선생님, 전임 농구부장 선생님까지 오셔서 응원해주신 것도 기억에 남아요.”라고 말하며 2017년을 되돌아봤다.

 

전관왕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을 것만 같았지만 추계 대회 취소로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저희가 2017년을 보내면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저학년 친구들로 구성해서 추계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추계 대회가 취소되면서 계획들이 무산된 거예요. 추계 대회를 통해 자신감도 얻고, 동기부여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워요.”

 

전승 팀이다 보니 아무래도 시즌 중에는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추계 대회를 기다렸던 선수들에게 더더욱 미안함이 남았다. 특히나 총 5명이었던 3학년 선수들 또한 2명을 제외하고는 경기에 뛸 수 없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 친구는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친구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었고, 두 친구는 부상이었어요. 그중 (문)지영이가 센터 플레이가 늘고 있던 선수였는데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이 됐죠. 만약 지영이가 부상이 없었더라면 저희는 아마 더 다양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형이지만 나원열 농구부장에게는 마치 현재의 일인양 생생했다.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뛰지 못해도, 훈련이 아무리 힘들어도 숙명여자중학교는 웃으며 경기장을 오갔다.

 

“저희 선수들이 워낙 밝아요. 훈련이 힘들어도 웃고, 무거운 분위기여도 금방 풀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까 그런 모습들이 경기장에서도 드러나요. 그런데 타 팀에서 저희를 보면 건방지다 혹은 상대 팀을 우습게 아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절대 상대를 비하하는 의미에서 그런 것들이 아니니 혹시 아이들이 웃고 다녀도 원래 잘 웃고 다닌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오해를 사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게 숙명여자중학교의 분위기였다. “저희 전임 감독님이신 김자옥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늘 ‘왜 여기 모여있는지’를 물어보셨어요. 그러면서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고 훈련을 할 때 즐겁게 임하자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어요.”

그래서 늘 즐거웠다.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훈련이 힘들든 아니든 말이다. 나원열 농구부장은 이러한 숙명여자중학교만의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 새로운 감독 우정한을 선임했다. 우정한 감독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숙명여자중학교에서 지도자로서 생활하며 박하나(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이유진(부천 KEB하나은행) 등의 선수를 배출했다. 이후 인천 안남중학교, 명지중학교를 거쳐 10년 만에 숙명여자중학교로 돌아왔다.

 

“10년 만에 돌아왔는데도 편해요. 친정집을 찾은 느낌이랄까요. 제가 있을 당시(2002~2007년)에는 최약체 팀이었어요. 그때도 정상권에 올리기 위해 노력한 덕에 매년 나갈 때마다 준우승, 우승의 성적을 거뒀어요. 물론 2017년에도 숙명여자중학교가 좋은 성적을 냈지만, 성적보다는 즐겁게 농구를 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생각해요.”

 

숙명여자중학교 선수단의 모습

 

우정한 감독은 아이들이 2017 전관왕의 부담을 2018년까지 가져가길 원치 않았다. 그저 자신들이 좋아하는 농구를 즐겁게 하기를 바랐다. 그러기 위해 우 감독은 아이들에게 책임감에 관해 이야기 한다고 했다.

 

“저는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 자신에 충실하고, 나 자신을 믿어야지 타인을 배려하기도, 생각해줄 수 있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나를 알아가고 때론 돌아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이러한 것들을 할 수 있게끔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 자신에게 떳떳해야 남에게도 떳떳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책임감의 사전적 의미는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즉, 꿈으로 가는 과정 속 타인이 아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위해 자신이 도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아이들과 만난 지 아직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어느 한 선수에 치중되어 흘러가는 경기를 원하지 않아요. 전체적으로 경기에 뛰는 다섯 명 혹은 식스맨까지 해서 진정한 팀플레이를 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기존의 숙명여자중학교의 색에서 더할 것은 더하고, 뺄 건 빼면서 전반기까지는 합 맞추는 데 집중하려 해요.”

 

농구는 팀 스포츠다. 그렇기 때문에 코트 안에 들어서는 이들과 감독‧코치 그리고 교체 선수들 모두가 조화를 이뤄야만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다. 우 감독의 바람처럼 누구 하나 특출나는 것이 아닌 진짜 농구를 2018년에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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