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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리포트] 공식 150km/h - 리틀 오승환을 꿈꾸는 성남고 마무리 장지수
[유망주리포트] 공식 150km/h - 리틀 오승환을 꿈꾸는 성남고 마무리 장지수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19 0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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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직구 & 포크볼이 강점 … 언더사이즈의 한계 및 제구 불안은 해결 과제로 남아

7월 18일 목동야구장 성남고와 마산용마고의 16강전. 2회 마운드에 올라온 어느 조그마한 투수가 연습투구를 시작하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올라오자마자 초구에 147km/h가 찍혔고, 최고구속이 150km/h가 찍혔다. 

성남고의 전력을 탐색하기 위해 경기를 지켜보면 다른 고교 감독들조차도 “공은 양 팀 통틀어 이 선수가 제일 빠르다”라며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이날 그의 투구 내용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워낙 폭염이기도 했고 내야수들의 에러가 겹쳐서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던진 150km/h의 단 하나의 직구는 이 투수의 존재를 고교야구팬들에게 각인시키기 충분했다. 

그 투수의 이름은 바로 성남고등학교 3학년 장지수였다.

 

1. 투수가 하고 싶어 서울고에서 성남고로 전학을 결정하다

 

성남고등학교 3학년 장지수

 

장지수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사당초등학교 - 강남중학교를 나왔고 명문 서울 고등학교에서 2학년 때 전학을 온 선수다. 이유는 간단하다. “투수를 하고 싶어서” 였다. 1학년 동계훈련 당시 서울고 감독이 포수를 제안했고 포수를 할 마음이 전혀 없었던 장지수는 성남고로 전학을 결정했다.

“당시에 서울고 감독님은 포수를 권유를 하셨었는데 저는 투수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투수는 어렵다고 말씀하셔서 이곳으로 전학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곳에서도 자리를 잃었었기 때문에 새로운 곳에서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해서 자리를 잡는 것이 맞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이학교에 온 것이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남고에서 동료들과 피칭훈련중인 장지수

 

장지수는 작년에는 전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사실상 새롭게 투수를 시작한 것이라서 1년간 이것저것 많은 준비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그 가능성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올해 장지수의 폭발은 예상보다 화려했고, 또 웅장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어깨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제가 이렇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인줄은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라고 말하며 웃는다. 1학년 때 범접할 수 없었던 최현일과 동등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지는 그 또한 상상도 못했다. 

장지수는 덕수고 홍원빈과 같은 중학교를 나온 철친사이다. 작년 NC에 지명된 충암고의 에이스 김재균 또한 “사당초등학교 시절 늘 우리 집에서 함께 자고가 던 형”이라는 말로 애정을 드러낸다.

 

2. 와일드씽 – 타고난 강견으로 매력적인 직구를 뿌리는 장지수

 

Max 150km/h의 강속구를 기록한 장지수

 

장지수의 장점은 명확하다. 매력적인 직구를 가지고 있는 투수라는 점이다. 구속은 타고난 재능이다. 괜히 스카우 터들이 구속을 제일 우선순위에 놓고 보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직구 하나만 가지고도 1이닝을 막아낼 수 있을만한 장지수의 강속구는 2차 상위 라운드에서 그의 프로 행을 점쳐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미 그의 구속은 아마야구 공식적으로 팬들에게도 잘 알려졌다. 

IB스포츠 중계 기준으로 최근 주말리그 충암고 전에서는 147km/h를 연거푸 꽂아 넣은바 있고 이날 청룡기에서는 150km/h를 찍어 넣었기 때문이다. 이미 스피드로서는 공인된 선수인 셈이다. 그는 고교에서 투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싱싱한 어깨를 지니고 있다. 아직까지 한 번도 큰 부상을 당해본 적이 없다. 몸에 칼을 대본 적도 없다. 말 그대로 싱싱하다 못해 싱그럽고 파릇파릇한 천연의 어깨를 지니고 있다.

 

 

그는 야구 내적인 재능이 있다. 물론 중학교때 투수를 하긴 했지만 고교 올라와서 공을 만지지 않던 선수가 이정도의 밸런스로 이정도의 스피드를 구사하는 것이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거기다 그는 타격도 잘한다. 성남고 박성균 감독은 그의 타격재능과 야수재능을 아쉬워한다. 프로 스카우터들에게 “야수로서의 재능도 함께 봐 달라”라고 직접 말하고 다닐 정도다.

그는 고교생으로는 드물게 완전히 손가락 사이에 끼어서 던지는 포크볼을 던진다. “다른 애들은 잘 못 끼우던데 저는 이상하게 공이 손가락에 다 들어가더라고요” 라고 말하며 웃는 장지수다. 이미 포크볼은 실전에서 활용할 만큼 그의 주무기로 자리를 잡았다(위의 영상 참고 - 장지수의 변화구 그립을 볼 수 있다).

 

아주 파릇파릇하고 싱싱한 어깨를 지니고 있는 장지수

 

아직 상대적으로 왜소한 고교생이기에 빠르기만큼 힘은 없다. 맞으면 뻗는다. 그의 직구는 예상외로 피안타율이 높다. 하지만 체격 적으로 완성된 선수가 아니기에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이 붙고 투구 밸런스를 교정하면 구속은 저절로 빨라진다. 어차피 짧은 이닝을 던지는 구원투수 타입이고 힘을 모아서 던지는 타입이면 힘 있는 150km/h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소리다.

“처음에는 좀 부담도 되었습니다. 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전국대회에서는 한번 지면 끝이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런 순간이 즐겁습니다. 스카우터 분들도 저를 두고 구원 투수 감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최고의 중간 마무리 투수가 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 중입니다”

 

3. 언더사이즈의 한계 및 제구의 불안정성 극복이 관건

 

 

장지수의 단점은 두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키 가 너무 작다는 점이다. 언더사이즈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이정도의 구속을 던지는 투수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178c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키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각이 부족하고 긴 이닝을 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가 선발이 아니라 구원투수로 낙점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작은 체격 덕택에 구원투수로서의 준비를 체계적으로 시작했다.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했고,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전체적으로 자신의 직구를 살릴 수 있는 빠른 변화구들이다. 거기에다가 최대한 자신의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역동적인 투구 폼을 장착했다.  호사다마라는 용어를 쓸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자신의 적성을 찾은 셈이다. 어차피 프로에서 1이닝으로 자신의 역할을 한정한다면 작은 사이즈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하나 장지수의 단점은 ‘제구의 불안정성’이다. 성남고 3인방 중에서 제구는 가장 불안한 선수가 장지수다. 장지수의 투구 폼은 굉장히 역동적이다. 온 몸을 사용해서 공을 던진다. 공을 던지기전 끊임없이 다리를 흔들며 힘을 모은다. 키킹 시 다리의 움직임도 많다. 투구 폼이 역동적이고 움직임이 많다는 것은 힘을 모으기는 좋을지 몰라도 제구불안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청룡기 이전까지 35.1이닝동안 볼넷 12개 사구 6개, 폭투가 무려 8개다. 청룡기 마산용마고와의 16강 경기에서도 사구 3개를 기록했고 폭투도 기록했다.

“폭투 중 몇 개는 1학년 포수들이 제 포크볼을 못 받아서 생긴 것입니다. 나머지는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한 탓이고요” 라고 소심한(?)항변을 하며 웃는 장지수다. 와일드함은 그의 매력이 될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안요소에 가깝다. 

 

 

게임 후반을 책임지는 마무리 투수에게 최소한 직구의 안정성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언더사이즈의 한계를 구속과 성적으로 극복해 나가야하는 장지수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직구의 제구만큼은 반드시 확실히 잡아야 한다.

그는 현재 투구 폼을 수정할 생각이 없다. 박성균 감독 또한 그의 타고난 야구센스를 잘 알고 있기에 투구 폼이나 구질을 전혀 손 댈 생각이 없다.  런닝, 보강운동, 웨이트트레이닝 등 기본기에만 전력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이정도 까지 온 것만 해도 충분히 빠르게 잘 가고 있으며 그의 야구 센스라면 앞으로도 잘 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4. “제가 입단하는 팀의 뒷문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제가 들어가는 팀의 뒷문은 제가 맡겠습니다"

 

장지수는 정말 성격이 활달하다. 인터뷰를 하고 있노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진짜 고등학생이다. 그런 만큼 인터뷰도 돌 직구처럼 시원시원하게 한다. 빼거나 피하지 않는다. 롤모델은 삼성라이온즈의 양창섭이고 좋아하는 팀은 두산베어스란다. 타자를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본인은 위기상황에서 올라가게 될 테고 타자들도 긴장하고 있을 테니까 미트만 보고 때려 박는 것이 마무리의 자세인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딱 3가지다. 첫 번째는 152km/h를 공식적으로 기록해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2차 상위라운드에 지명 받는 것이고 마지막은 성남고의 전국대회 우승이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본인은 어떤 투수인지 PR을 부탁했다. 그의 답변은 아주 심플했고 명료했으며 강렬했다. 

“제가 입단하는 팀의 뒷문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고교시절부터 전문마무리 투수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성남고의 와일드씽 장지수가 2차 상위 라운드에서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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