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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광주동성고 김재덕 감독 “여보~ 해냈어 … 아들딸!~ 아빠가 해냈다”
[청룡기] 광주동성고 김재덕 감독 “여보~ 해냈어 … 아들딸!~ 아빠가 해냈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7.24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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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모교에 부임한지 7년 만의 쾌거 … “신일고전 대역전승이 우승의 발판”

김재덕 감독은 경기 후 “야구하는 것 보다 헹가레 받는 것이 더 힘들다”라는 너스레를 떨며 기자를 맞았다. 감독석에 앉아 그라운드에서 환호하고 있는 선수들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김 감독의 눈길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지난 세월을 하나둘씩 어루만지고 있는 듯 했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동성고의 우승을 예상하고 있었던 이는 거의 없었다. 지난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탈락을 하기로 했었고 무엇보다 이 대회 개막 직전까지 19연승을 달리고 있었던 광주제일고의 위세가 워낙 엄청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주동성고는 그러한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강자들을 하나둘씩 물리치고 제 73회 청룡기 정상에 등극했다. 

김재덕 감독으로서는 2011년 팀을 맡은 지 무려 7년 만의 청룡기 우승이고 팀으로서는 2003년 이후 15년만의 청룡기 우승이다.  

 

광주동성고등학교 김재덕 감독

 

▼ 우승했다. 소감한마디 부탁드린다.

더운 날씨에 전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줬고, 우리 코치님들도 고생 많이 하셨다. 우승이라는 것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이런 결과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 이번 대회 가장 고비가 되었던 경기는 어떤 경기를 꼽을 수 있을까.

모든 경기가 다 힘들었지만 딱 1경기만 꼽자면 역시 8강 신일고 경기인 것 같다. 콜드게임으로 끝날 수 도 있었던 경기를 중견수 김현창 선수가 호수비로 잡아줘서 우승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 솔직히 당시 8회 2-8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포기하고 있었다. 감독님께서도 경기를 졌다고 생각하시지 않았나.

그때는 나도 어느정도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웃음). 그때 경기장에 들어가보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결과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한 김재덕 감독

 

▼ 그 경기를 잡고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던가.

그렇다. 이 분위기를 살릴 수 있고, 거기다가 김기훈이 4강전에서는 던질 수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 김기훈 선수 외에도 고생을 한 선수들이 많다. 간단히 언급 좀 해달라.

이제원, 신희수, 이명기, 고승완, 오승윤 등 고생한 선수가 여러 명 있다. 무엇보다 1학년임에도 더운 날씨에 김시앙 포수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칭찬해주고 싶다.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많아 다음 대회 뿐만아니라 내년에도 더 나아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들에게 둘러쌓여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재덕 감독

 

▼ 좋아할 새도 없이 다음 대통령배가 이어진다. 다음 대회의 전략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승팀 다운 야구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승했다고 너무 풀어지는 것 보다 최소한 우승팀다운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이고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를 할 계획이다.

 

▼ 최근에 투구 수 제한이 실행되고 나서 지방세가 훨씬 더 강해진 듯한 느낌이다. 지난 대회, 이번 대회 모두 서울 팀은 4강에 한 팀씩 밖에는 들어오지 못했다. 감독님은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생각하시는가.

오히려 서울 팀이 훨씬 더 강한 힘을 쓸 것이라고 예상이 되었는데 나도 예상 밖이다. 솔직히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잘 모르겠다(웃음).

 

▼ 대통령배에서도 풀 전력으로 강하게 밀어붙이실 생각인가.

풀 전력을 다한다기 보다 모두가 함께하는 조화로운 야구를 할 생각이다. 진학이 걸려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당연하고 미래가 있는 1~2학년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갈 예정이다. 그렇게 함께 이기다보면 3학년의 경험이 2학년에게로 전승되고 그것이 1학년에게로 전승이 된다. 나는 그게 진짜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특정선수에게 얽매여 성적을 내는 것 보다는 훨씬 긍정적으로 팀을 위하는 길이다. 우승은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파생물이라고 생각한다.

 

우승 헹가레를 받는 김재덕 감독

 

▼ 이런 때가 아니면 낯 뜨거워서 자랑을 할 수가 없다. 광주동성고의 자랑을 좀 부탁드린다.

동문선·후배님들이나 교장선생님이 저에게 성적에 대한 부담을 너무 안주신다. 그런데 부담을 안주시니까 더 부담이 된다(웃음). 퇴직이 2년 정도 남으신 교장 선생님께 퇴직하시기전에 꼭 한번 헹가레를 쳐드리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그것을 이룰 수 있게 되어서 너무 뿌듯하다.

 

▼ 지금 이 순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인가.

아무래도 우리 집사람과 아들딸이 생각난다.

 

▼ 집에서 TV로 지켜보고 있는 가족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여보~ 해 냈어!!~ 아들딸!!~ 아빠가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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