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인터뷰] 롯데에서 기아로 - 부산에서 만난 '前 서울권 1차지명 후보' 김현수
[옛날 인터뷰] 롯데에서 기아로 - 부산에서 만난 '前 서울권 1차지명 후보' 김현수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01.14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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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4일 안치홍의 보상선수로 기아 타이거즈행 확정
- "캠프 때 좋았던 페이스 유지 못 한 것 아쉬워 … 프로 1군 선배들은 다르다"
-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패스트볼, 서클체인지업 장착이 고교시절과 다른 점
- 1군 데뷔전 전혀 기억 안 나, 청소년대표팀 한솥밥 기아 김기훈과 친한 친구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롯데 김현수(20)가 안치홍(29)의 보상 선수로 기아 타이거즈의 선택을 받았다.

그에게는 어찌 보면 영광스러운 일이다. 고작 프로 2년 차에 접어드는 그가 롯데 21번째 선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셈이니까 말이다. 김현수는 토종 서울 남자다. 홍은중 - 장충고를 나왔고, 고교 2학년 때부터 서울권에서 야구를 정말 잘했던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다. 또한, 성격이 시원시원해 누구나 다 좋아할 만한 그런 선수였다. 

본 인터뷰는 한창 시즌 중이던 작년 7월경 상동에서 김현수를 직접 만나 나눴던 이야기들이다. 김현수라는 한 선수에 대해 재조명을 해보는 것이 현시점에서 의미가 있을 듯해 '옛날 인터뷰'라는 이름으로 뒤늦게나마 독자들에게 내보이기로 한다. 
 

 

# 프로 1년 차 루키 김현수 “1군에 있는 선배님들은 진짜 달라요”
 
김현수는 고교 시절부터 소위 ‘쿨가이’였다. 
늘 자신감이 넘치고 거침이 없었다. 그리고 매사에 진중했다. 상동에서 만난 김현수는 “여기까지 어쩐 일이세요?”라며 반갑게 기자를 맞아주었다. 그의 호탕한 웃음에 조금 남아있던 어색함마저도 훌훌 날아가 버렸다. 그는 말한다. 프로와 아마는 정말 다르다고 … 1군에서의 첫 데뷔전은 지금도 아예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이다. 작년 김현수는 6차례 마운드에 올라 6⅓이닝을 던져 1패,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상동 훈련장에서 만난 루키 김현수

 

 


▼ 4월 28일 이후 아쉽게 2군에서 내려왔다. 기자가 보기에는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는데.
A) 에이~ 아니다. 솔직히 많이 부족했다. 2군에 내려 올만하다.  

▼ 3월 30일 LG전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잠실에서의 프로 첫 등판이 기억나나? 
A) 너무 긴장해서 아예 기억이 안 난다. 두 번째 등판 때도 긴장을 많이 했는데, 원 아웃을 잡으니까 모든 것이 편해지더라. 그다음부터는 올라가니까 '그냥 올라왔구나!’ 싶더라. 이제는 마운드가 편안하다.

▼ 오!~ 정말인가. 하긴 이제 프로 물을 먹은 지 6~7개월 정도 된다. 아마와 프로는 어떤 점이 다른가.  
A) 모든 것이 다르다고 표현하면 어떨까. 타자들도 다르고, 투수들도 다르다. 잘 던지는 투수들을 보면, 1군에 있는 투수들은 다 이유가 있다. 물론 나처럼 2군에 있는 것도 이유가 있고.(웃음)

▼ 그래도 아마 시절에 비해서 좋아진 부분이 분명 있지 않나. 
A) 일단 구속 아마보다는 많이 올랐고 형들한테 배우는 것이 많다. 고등학교 때는 공이 안 좋았다. 만약 그때 지금의 몸 상태로 돌아가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2018년 7월 청룡기 4강 당시 김현수의 투구 사진
2018년 7월 청룡기 4강 당시 김현수의 투구 사진

 

 

▼ 프로에 함께 온 동기들이랑 연락 하나.
A) 물론 자주 한다. (송)명기랑도 연락하고 (김)연준이랑도 한다. (김)기훈이랑 제일 많이 연락한다. 기훈이랑 베스트다. 최근에는 거의 매일 연락했던 것 같다. 기훈이도 올해 좀 안 좋아서 초반에 많이 힘들어했다. 나는 솔직히 (정)우영이가 그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원래 좋은 선수이기는 했는데,  이 정도로 잘할 줄은 솔직히 몰랐다. 구속부터 시작해서 다 좋아졌더라.

김기훈과 김현수는 대표팀에서도 한솥밥을 먹었지만, 청룡기 4강에서 운명의 맞대결을 펼쳤던 라이벌이다. 박주홍(키움 1차지명)이 김기훈의 바깥쪽 패스트볼을 찍어서 멋진 2루타를 때려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던 그 경기다. 비록 김현수는 맞대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당시 말도 안 되는 수비 실책이 몇 개 동반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무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두 선수가 이제는 기아에서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 
  

 

# "캠프 연습 때 기록한 나의 최고 구속은 147km/h … 캠프 때의 감각 이어가지 못해 아쉬워"

김현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캠프에 신인으로 참가했다. 당시 들려오는 소식들은 희망적이었다. 김현수는 스프링캠프 당시가 야구인생 최고의 몸 상태였다고 회고한다. 그때의 맹활약은 그가 빠르게 1군에 올라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고, 어쩌면 기아 타이거즈가 김현수라는 투수 유망주를 선택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김현수의 고1 당시 사진.... 박주성, 최현일, 송승환 등 익숙한 얼굴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 본인의 올해 구속이 얼마나 되나. 
A) 올해 최고로 찍은 구속은 147km/h다. TV로 찍은 구속은 아니고 캠프에서 기록한 구속이다. 그때 당시 너무 좋았다.  이렇게 야구가 잘 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 

▼ 그런데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A)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나는 코치님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한다. 코치님들은 내가 잘하는 것을 보시더니 ‘나중에 언젠가는 떨어 텐데 그때 내가 잘 이겨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시더라. '내가 아무리 잘 풀려도 미래를 보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업다운을 경험했으니 앞으로 잘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 현재 던지는 구종은 고교 시절과 달라진 점이 있나. 그때는 슬라이더가 특급이었다. 
A) 직구를 잘 던지려고 하고 있다. 코치님들께서도 무조건 직구가 우선이라고 하시더라. 또한, 감독님께서 체인지업 던지라고 해서 써클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잘 던지는 형들한테 매일 가서 알려달라고 조르는 중이다.(웃음) 

 

 

 

 

▼ 솔직히 어떤 선배가 제일 무섭나. 
A) 무서운 선배는 진짜 없다. 다만, 워낙 포스들이 있어서 쉽게 다가가기 힘든 면은 있다. 2군 투수 형들은 다 친구처럼 대해준다. 동기 투수들도 나랑 잘 맞는다. 

▼ 군대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A) 구단에서 알아서 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빨리 다녀와도 상관없다(웃음) 

 


#  김현수의 장충고 시절 뒷이야기 -  1차지명, 청룡기, 그리고 2차지명

뒷 이야기지만 김현수는 1학년 때부터 연령별 대표를 지냈고,  2학년 때부터 서울권 1차지명 후보였던 선수였다. 예쁜 폼, 좋은 제구력, 거기에 정신력이 어우러진 선수로 주목받았다. 모 스카우터는 ‘유망주 투수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폼’으로 김현수를 꼽기도 했다. 

하지만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이후 구위가 하락했다. 3학년 때도 140km/h 이상을 꾸준히 던졌지만, 기대치만큼은 아니었다. 그의 최종 2차지명 순번은 2차 3라운드. 부상으로 인한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김현수의 순번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낮은 순번이었다.  2018년 투수로서 37.2이닝 1.66의 평균자책점, 타자로서 0.388의 타율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장충고 시절 김현수의 투구폼

 

 

▼ 솔직히 본인은 2학년 때 만해도 1차지명 후보였다. 많은 스카우트 팀장님들이 본인을 눈여겨봤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2차 3라운드는 너무 낮은 순번이라 실망하지 않았나.  
A) 솔직히 말씀드려도 되나. 그때 정말 속상했다. 그런데 내가 고3때 워낙 못했다. 투수로 지명이 되었는데 2학년 때보다 3학년 때 공이 훨씬 안 좋았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못했던 것이니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 사실 김현수의 타격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스카우터도 있었다. 타율이 무려 0.388이다. 방망이를 놓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A)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다(웃음). 방망이를 놓은 것에 대해서는 전혀 아쉬움이 없다. 그때 기자님과 첫 인터뷰를 할 때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타격을 잘 못한다. 내가 잘 쳤던 이유는 약한 투수들을 주로 상대했고, 집중력이 좀 남달랐던 것 같다. 그것 때문이지 좋은 타격이 아니다. (기자가 져주기로 했다. 선수가 그렇다고 우기니 김현수는 '타격을 못하는 선수'로 하기로 하자)

▼ 2018년 3학년 청룡기 8강 야탑고전 당시 스윙하다가 다친 허리는 이제 다 나았는가. 
A) 다 나았다. 그때 너무 많이 아파서 절대 안 나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이상하게 싹 다 나았다.

▼ 기자는 아직도 2018년 7월 목동 야구장에서 광주동성고와 붙었던 청룡기 4강전이 잊히질 않는다. 김기훈과의 선발 맞대결은 명승부였다.   
A) 솔직히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처음으로 야구가 하기 싫다고 느껴지더라. 정말 이를 앙다물고 버텼던 시기였다. 사실 그때 이후로 페이스가 많이 안 좋아졌었던 것 같다. 후반에는 공보다는 방망이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황금사자기 8강전이 벌어지던 선수 대기실에서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는 김현수
청룡기 8강전 당시 부상을 입고도 다음 경기를 위해 보강 운동을 하고 있는 김현수

 

 

김현수는 투혼이 엄청난 선수였다. 2018 청룡기 야탑고와의 8강전에서 스윙을 하다가 허리를 다쳤다. 팀에 대한 미안함에 ‘다친 허리’를 부여잡고, 선수 대기실에서 다음 경기부터 무조건 나간다며 '보강운동'을 했던 독종이었다. 그리고 송명기를 비롯해 모든 투수가 연장 승부에 총동원되며 투구 수 제한으로 4강에 던질 투수가 없자, 4강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보여주었다. 

 

▼ 당시 아시아대회 대표님 감독이셨던 김성용 감독님한테 이야기를 들었다. 페이스가 너무 안 좋아 마지막까지 김현수를 엔트리에서 뺄까 말까 고민을 하셨다고 말이다. 그런데 정작 일본에 가서 너무 잘해줘서 고마웠다고 하시더라.  
A) 맞다. 그런데 정작 일본에 가서는 김성용 감독님이 마음을 정말 편하게 해주셨다. 투구는 못했지만 타격에서라도 팀에 보탬이 되니까 마음이 정말 괜찮았다.

▼ 마지막은 상투적인 질문으로 끝내도록 하자. 루키 김현수의 목표는 무엇인가. 
A) 아직 신인이지만 당연히 1군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고,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것이 중요하다. 내가 아직은 준비가 안 되어있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보상선수가 발표된 1월 14일 밤 그에게 응원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로부터 몇분 뒤 "감사합니다. 기자님"이라고 돌아온 8글자의 메시지에서 김현수가 결코 실망하거나 풀이 죽어있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언제나 씩씩하고 긍정적이다.  '암~ 그래야 김현수지' 라는 마음과 함께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는 이유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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