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신고 이상우, 예쁜 투구 폼과 발전가능성으로 프로 구단의 주목
- 박영현‧이상우 원투펀치의 존재감으로 유신고 황금사자기 우승후보 1순위
- 이숭용 KT 단장 “우리 팀 올해 1차지명은 박영현과 이상우 둘 중 하나”
'최근 몇년에 비하면 다소 아쉽다'
시즌 전 모두가 예상한 KT 위즈 1차지명 전망이다.
kt위즈 관계자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3년 간 KT위즈 1차지명이 김민, 소형준, 신범준이었다. 모두 신체조건도 훌륭하고, 150km/h의 빠른 공 투수들이었다. 하지만 올해 후보인 이상우는 등판 경험이 거의 없고, 박영현은 작년 극도의 부진을 겪었다. 아쉬운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상황이 반전되었다. 특히, 박영현의 기세가 어마어마하다. 이번 황금사자기에서도 문동주, 박준영, 윤태현(이상 3학년)과 함께 최고 자리를 다툰다. 유신고와 자주 연습경기를 해 본 북일고 이상군 감독은 “정말 좋다. 작년과는 다른 투수.”라고 감탄했고, 박찬혁‧문현빈도 “상대해 본 투수 중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박영현이 이렇게 좋아진 것은 구속 상승 때문이다.(제구‧운영능력은 부천중 시절부터 최고였다.) 박영현은 4월 27일 서울고와의 연습경기에서 149km/h를 기록했다.(KT위즈 스피드건 기준). 연습경기라는 것을 고려해도 엄청난 스피드다. 5월 6일 서울고와의 연습경기에도 1이닝을 던지며 148km/h를 기록했다.(참고로 이날 스카우트 관계자는 오직 KT뿐이었다.)
5월 9일 강원‧경기 주말리그 강릉고전에서는 선발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2사사구 8K 무실점으로 선방했다. 구속은 약 143~147km/h. 슬라이더는 약 123km/h(한화 이글스 스피드건 기준)가 기록되었다.
그리고 6월 5일 황금사자기 2회전 포철고전에서는 9회 딱 1이닝을 던지며 최고 145km/h(두산 스피드건 기준) ~ 147km/h(kt 스피드건 기준)의 스피드를 과시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한 개씩 던졌다. 모 서울권 구단 관계자는 “겨울에 스피드가 느는 투수는 많이 봤어도 시즌 중에 스피드가 급격히 느는 투수는 처음 봤다. 볼 때마다 구속이 상승하는 느낌이다.”라며 감탄했다.
작년 강릉고에서 유신고로 적을 옮긴 임성헌 투수코치는 박영현이 좋아진 이유에 대해 “작년에는 백스윙이 팔이 쭉 펴지면서 올라올 때 타자한테 보여 지는 느낌이었다. 디셉션 동작도 딱딱했다. 무엇보다 팔 스윙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스윙을 좀 간결하게 몸 뒤로 넘어가지 않게 하고, 어깨라인 바로잡기 수평유지와 늦은 몸통회전을 할 수 있게 던지기 전까지 왼쪽어깨가 열리지 않게 바꿔준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라며 제자의 성장을 크게 기뻐했다.
박영현 뿐만 아니다. 이상우의 평가도 갈수록 오르고 있다.
그의 최고 장점은 발전가능성이 크다는 점. 신장이 크고 몸도 부드럽다. 백스윙이 짧지만, 몸의 가동 능력이 좋다는 평가다. KT 관계자는 “상우는 투구 시 고개가 좀 많이 숙여지지만, 팔이 안 나오거나 그것으로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에 맞게 숙여진다. 공이 힘 있게 공이 들어오고 팔 스윙도 좋다. 백스윙이 길고 짧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투구 시 자신의 몸을 얼마나 잘 쓰는지 여부다. 상우는 앞으로 더 좋아질 투수.”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평가에 다른 구단 관계자들도 공감하고 있다. 구속이 아주 빠른 것은 아니지만, 141~2km/h정도는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지 2년 밖에 안 된 선수이기에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다. 1차지명 후보이기도 하지만, 2차지명으로 흘러나올 경우에도 많은 관계자가 관심을 갖는 소위 '블루칩'이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숭용 KT위즈 단장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 이 단장이 6월 4일 또 다시 목동을 찾았다. 이틀 전(2일) 유신고와 K-POP고전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이 단장은 KT위즈의 1차지명에 대해 “우리 팀 1차지명 후보는 유신고 박영현과 이상우.”라고 딱 부러지게 말했다.
이상우는 6월 2일 K-POP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포철고와의 경기에서는 2이닝 무실점으로 이번 대회 총 7이닝 무실점이다. 이 단장은 “(이)상우가 정말 괜찮더라. 투구 폼도 예쁘고, 경기 운영 능력도 좋다. 발전가능성이 커보인다. 최근 박영현의 구위가 매우 좋다는 보고도 스카우트 팀에서 받았다.”라고 첨언했다.
“우리 팜 괜찮죠. 우리는 계속 1차지명 유지해도 상관없어요.” (kt 스카우트 팀 관계자)
“이제 겨우 두 번 찾아왔을 뿐인데 뭘 그러세요. 저는 선수 출신 단장입니다. 앞으로 아마야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목동을 자주 찾을 예정입니다. (이숭용 kt위즈 단장)
어느 샌가 말이 바뀌었다. 두 명의 선전이 계속될수록 이 단장이 목동을 찾는 횟수도 잦아질 전망이다. kt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얼굴에 옅은 웃음꽃이 피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