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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대성고의 이유 있는 선택, 21년째 같이의 가치.
청주 대성고의 이유 있는 선택, 21년째 같이의 가치.
  • 신재영
  • 승인 2017.10.15 09:0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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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한 대성고등학교는 1946년에 창단되어 현재까지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해냈다. 특히, 전 국가대표 골키퍼 이운재(현 수원 삼성 블루 윙즈 골키퍼 코치), 리우 올림픽 미드필더 이찬동(현 제주 유나이티드FC 디드필더), 수원 삼성 블루 윙즈 고승범의 출신 학교로 유명하다.

 

그보다 더 유명한 것은 바로 대성고등학교 축구부 ‘남기영’ 감독이다. 남기영 감독은 충북 옥향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청주 대성중학교, 청주 상업고등학교(지금의 청주 대성고), 경희대 그리고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를 거쳐 모교 대성고로 다시 돌아왔다.

 

▶ 지도자가 아닌 사업가를 꿈꾸던 국가대표, 모교로 돌아오다.

선수단 지도를 위해 경기장에 들어서는 남기영 감독

“사실 저는 지도자 보다 사업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사업 구상을 더 많이 하긴 했지만 혹시 제가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무조건 심판으로 생활을 해본 후에 하겠다고 다짐했죠.”

 

대부분 선수출신들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선수를 그만두고 무엇을 해야 할까 라고 한다. 하지만 남 감독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했기에 그것만 바라보고 달렸다. 그러던 중 돌연 심판의 길로 들어서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경기를 할 때 감독이나 코치들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게 경기를 하다 보면 규칙이나 규정을 몰라서 혹은 순간적으로 잊어버려서 항의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꼭 지도자가 되기 전에 이러한 규정·규칙에 대해 알고 시작하고 싶었어요.”

 

심판을 하고자 한 이유와 목적이 분명했다. 그렇게 1급 심판 자격증을 취득하며 전국체전 대학부, 일반부까지 심판을 보던 중 지금의 학교, 대성고로 교사 발령이 났다. 갑작스런 발령이었지만 이미 심판으로 1~2년 생활했기에 남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당시 국제심판을 꿈꿨어요. 그러던 중 대성고로 교사 발령이 나는 바람에 그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올해로 21년째 이곳에 몸담고 있어요.”

 

십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그 세월을 두 해 하고도 일 년 더. 그를 거쳐 간 제자만 수백 명에 달하지만 여전히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뛰며 같이의 가치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24년 만에 되찾은 우승 그리고 축구 명문의 옛 명성을 되찾다.

 

1993년 제 1회 백록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우승 이후 2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남기영 감독과 대성고 축구부. 제 23회 백록기(2015년), 제 24회 백록기(2016년) 전국 고등축구대회 모두 4강에 머물며 아쉬움을 샀지만 제 25회 백록기 대회에서는 4강이 아닌 우승의 주역으로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떠났다.

 

”저희 팀이 한 4~5년 정도 동계 훈련을 제주 서귀포로 갔어요. 한 달씩 가서 훈련을 하면서 대회 준비를 했는데 재작년과 작년은 될 듯 하면서 안되니까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우승 할 때까지 나가보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러다 올해 딱 우승을 거머쥐게 되니 벅차더라고요.”

 

약 5년이라는 시간동안 대성고 축구부와 제주도민들 사이에는 유대감이 생겼다. 대성고 축구부는 이제는 제주가 본인들의 앞 마당인양 뛰어다니고, 제주 주민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백록기 대회가 열릴 때 마다 대성고의 팬을 자처하며 팀 승리를 위해 열띤 응원을 선보였다.

 

“솔직히 15년, 16년도에도 4강까지 갔으니 우승을 바라봤어요. 그런데 4강 이상을 못 올라가더라고요. 그러다 올해 결승까지 가게 됐는데 그 과정이 순탄 하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학교도, 지도자도, 그리고 선수단 및 학부모님들까지 모두 간절했기에 고비 때 마다 하늘이 도운 것 같아요.”

 

우승까지 너무 오래 기다렸기에 더더욱 소중했을 24년만의 백록기 대회 우승. 당시 남 감독에게 기쁨은 30초가 전부였다. 이후 몰려드는 허무감과 다음 경기에 대한 고민으로 아주 잠깐 우승의 단맛을 본 셈이다.

 

▶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지난 경기에서의 실수를 짚어주는 남기영 감독의 모습

약 일주일 뒤면 충청북도 수안보에서 제 98회 전국 체육대회(이하 체전)가 개최된다. 체전을 앞두고 남 감독은 충무공 이순신의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를 이야기하며 현 상황에 대해 풀어나갔다.

 

현재 대성고 3학년 선수들은 체전과 더불어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다. 실기 시험을 앞두고 있기에 3학년들에게는 체전에서의 부상은 대학 입시에 있어서 치명타이다. 그런 선수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경기장에서 몸을 사리는 모습에 남 감독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죽자 살자 덤비는 사람은 살아요. 즉, 선수들이 자신의 몸을 사려가며 경기를 하다 보면 도리어 부상의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어지죠. 그래서 저는 죽기 위해 사는 사람은 산다고 봐요. 선수들 또한 그걸 알았으면 하고요.”

 

경기장에서의 몸싸움은 숙명이다. 그러나 그걸 두려워하기 시작하면 곧장 부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기에 남 감독은 부상에 대한 두려움 대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으면 하는 마음 내비쳤다. 이런 선수들의 정신적·육체적 안정을 위해 대성고는 조금 일찍 체전이 열리는 수안보로 이동을 준비 중이다.

 

“원래는 일주일 정도 일찍 해서 전지훈련을 갔었는데 중간고사와 수업 일수나 그런 것들 때문에 미뤄졌어요. 조금이라도 일찍 가야 선수들이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준비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지훈련은 가지 못했지만 같은 충청북도라는 점이 대성고에게는 든든하게 다가올 듯하다. 이에 남 감독은 “우리 도 내에서 열리다 보니까 그래도 매달 권에 진입할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라고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클럽 축구팀과 학원 축구팀의 격돌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제 98회 전국 체육대회. 부디 대성고의 건재함을 알리는 기회이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후회 없다며 뒤 돌아보지 않는 경기가 되길 바란다.

 

오는 10월 20일 금요일 오전 10시 수안보생활체육공원A에서 충북 청주 대성고와 충남 천안 제일고의 개막전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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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성 2017-10-17 10:52:54
신선합니다.
앞으로 아마축구의 모든걸 보여주세요

정찬희 2017-10-16 21:32:49
오랜만에 좋은 기사네요

신재빈 2017-10-16 21:20:29
재밋네요~앞으로 많이올려주세요

신재성 2017-10-16 20:42:15
좋네요~ 잘읽고갑니다^^
힘내세요!